"강남, 강북 어느 매장에서나 스마트폰 가격은 같다"
KT가 야심차게 내세운 '페어프라이스(Fair Price)' 제도의 실효성이 도마위에 올랐다. 소비자에게 동일한 가격을 제시해 건전한 이동통신 경쟁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취지와는 달리 시장환경에 따라 과열 마케팅 경쟁이 펼쳐질 수 있어 정책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가 지난 1일부터 20여 가지 인기 스마트폰 단말기의 대리점별 판매 차이를 없애기 위해 '페어프라이스'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대리점은 물론 소비자와 업계 모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음성적인 현금 마케팅이 나타나는 부작용까지 속출했다.
페어 프라이스는 고객혜택이 확대되도록 합리적 수준의 공정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고객이 안심하고 휴대폰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에 따라 KT는 스마트폰과 일반폰 주요 모델에 대한 공정가격을 KT 직영 온라인 쇼핑몰 올레샵과 2700여 전국 공식 대리점에 게시하는 등 페어 프라이스 시범 운영을 통해 고객이 단말 가격을 한 눈에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높은 가격의 스마트폰 인기로 실적을 맞추기 위해 대리점 등이 개별적으로 보조금 지급해 가입자 모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미 한 달 간 시범 운영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보조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되자 일부 대리점 등이 현금을 지급해 고객유치에 나선 것이다. 대리점 입장에선 매장별 판매 목표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현금을 동원해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가장 빠른 셈이다.
한편 KT가 급작스럽게 페어 프라이스 정책을 들고 나온 이유에 대해 업계의 시각이 곱지 않다. 통신요금 인하 압박을 피하기 위한 수단용 이라는 분석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제조사의 동의도 필요하고 시장에서 현재 휴대폰 유통구조가 고착화된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려운 정책"이라며 "통신요금 인하 압박에 다시 고조되자 이슈를 다른식으로 돌리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