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의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9일(현지시간) 키프로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한 단계 낮췄다고 밝혔다. 키프로스가 받은 등급은 정크(투자부적격) 등급보다 3단계 높은 등급이다.
앞서 무디스도 27일 키프로스의 신용등급을 ‘A2’에서 ‘Baa1’로 낮췄다.
지난 2008년 유로존에 가입한 키프로스 정부는 그동안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경제 계획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해왔지만 정치권 분열과 여론 악화 등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키프로스 정부 지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공무원 급여 감축 방안이 노조의 반발에 실현되지 않고 있다. 정년연장 등의 개혁안 실행도 연기되고 있다.
S&P는 키프로스 정부가 앞으로도 재정 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추가 강등하겠다고 경고했다. S&P는 키프로스 정부가 경제 개혁을 단행하지 못할 경우 올해 말까지 나랏빚이 국내총생산(GDP)의 8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S&P는 그리스 2차 구제가 키프로스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키프로스 은행권은 상당량의 그리스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스 2차 구제 합의로 국가 부채가 더 늘어나면 은행권의 손실 부담이 커지고 정부의 지원 능력이 떨어진다.
게다가 지난 11일 남부 해군기지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바실리코스 발전소가 파괴됐다. 바실리코스 발전소는 현지 전력 공급량의 약 60%를 생산하고 있었다.
키프로스의 재정 상황에 대한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 현지 여론은 키프로스 정부의 태만이 이번 폭발사고를 초래했다는 분위기다.
국민의 신뢰를 잃은 드미트리스 크리스토피아스 대통령이 경제 개혁을 단행해 S&P의 추가 강등을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