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지 내 100층짜리 랜드마크 빌딩 수주전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용산역세권개발 정상화 방안이 나오면서 사업이 활로를 찾자 10조원에 이르는 시공권을 노린 대형 건설사들의 진검승부가 시작된 것이다.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의 상징인 만큼 수익성 여부를 떠나 삼성물산 등 국내 최대 건설사들의 자존심 싸움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랜드마크 빌딩 시공권의 향배가 지난해 용산개발 경영권을 포기한 삼성물산의 사업 재기의 가늠자로 보고 있다.
◇용산개발 상징성 커 시공권 노리는 건설사 많다 = 1일 코레일과 용산개발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PFV에 따르면 이들은 내달 용산국제업무지구 중심부에 들어설 100층짜리 랜드마크 빌딩(시공비 1조4000여억원) 시공사를 선정키로 하고 입찰 선정기준 등 실무작업에 착수했다. 4조1632억원에 코레일이 사들이기로 한 이 빌딩에 대해 드림허브는 일정 수준의 공사수행 실적과 재무능력을 갖춘 건설사를 대상으로 내달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 9월께 정식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용산개발사업의 상징이라 불리는 이 빌딩의 경우 시공권을 노리는 건설사들이 상당수다. 건설만 된다면 미래 대한민국의 얼굴로 특히 서울을 해외에 알리는 광고의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금껏 서울을 알리는 상징건축물이 63빌딩 정도였다면 앞으로는 용산역세권개발 랜드마크 빌딩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얘기다. 수익성을 차치하고라도 건설사들이 이 빌딩의 시공권을 노리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의 경영권을 포기한 삼성물산과 국내 시공능력 1위인 현대건설이 수주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들 건설사들은 용산역세권개발 정상화 방안 발표 이후 랜드마크 빌딩 입찰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코레일의 양보안으로 리스크를 덜어 낸 만큼 사업참여를 마다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사업이 정상화의 기틀이 마련된 만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돈 되는 시공권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입찰에 참여할 의사를 나타냈다. 현대건설 관계자도 “기존 CI(건설투자자)가 아니더라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참여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 랜드마크 빌딩 수주 기점 사업 재참여? = 업계에서는 랜드마크 빌딩이 용산개발 사업의 최대어인 만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2파전이나 컨소시엄 형태의 대규모 수주전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을 건축할 수 있는 시공능력을 보유한 건설사가 5~6개 건설사에 불과해 10대 건설사들의 건설사의 치열한 수주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드림허브 지분을 보유한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초고층 빌딩 실적으로 보면 단연 삼성물산이 앞선다. 타 건설사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대항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대우건설이나 대림산업 등 용산 개발사업에 지분이 없는 대형 건설사의 경우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해 사업참여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랜드마크 빌딩의 시공권을 삼성물산이 가져간다면 다시 사업의 전면에 나설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지급보증, 땅값 등 문제로 코레일과 삼성물산이 티격태격했지만 30조원에 이르는 사업인 만큼 사업 파트너로 다시 윈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화해의 증거가 랜드마크 빌딩 수주가 될 수 있다는 소리다.
코레일이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드림허브측은 최대한 공정하게 시공사를 선정할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드림허브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최대주주로 입찰참여가 물론 가능하다”며 그러나 “용산역세권개발 경영권을 포기한 이상 다른 삼성물산도 다른 주주의 일원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철저히 공정하게 공개입찰을 통해 시공사를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