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환율 900원대 간다”

입력 2011-08-0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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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당국 방어에도 추세적 하락 이어질 듯

미국 부채협상 타결에도 달러의 추세적인 약세로 연말 환율이 900원대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외환당국이 최근 1050원대 방어에 적극 나선 만큼 속도는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0.50원 내린 1050.00원에 개장했다. 10거래일째 1050원대 중초반에서 머물고 있다. 환율의 추가적인 하락이 제한된 모습이다.

원화의 추가적인 강세가 제한된 데는 외환당국이 안간힘을 쓰기 때문이다. 당국은 지난달 27일과 지난 1일 장 중 내내 달러 매수 개입을 하며 1050원대에 턱걸이 시켰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지난 3월 1100원대가 무너질 때 만큼이나 당국의 달러 매수 개입이 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가적인 환율 하락을 막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대외적인 여건이다. 미국의 부채 증액협상이 의회를 통과했지만 불확실성은 남아있다.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 막대한 부채를 막기 위해 달러 공급을 늘릴 수 있다. 채무조정 과정에서 달러의 신뢰도는 떨어질 전망이다. 모두 달러 약세 요인이다.

실제 이날 오전 9시경(한국시간) 호주달러는 달러화 대비 0.0024미국달러 오른 1.0996미국 달러에 거래 중이다. 뉴질랜드 달러도 달러화 대비 강세다. 이들 통화는 최근 신흥국 통화와 물가 불안이란 공통점으로 원화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경기 성장률이 최근 둔화해 금리 정상화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금리 인상이 더뎌지는 만큼 달러 약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위원은 “국내 경상수지 흑자 기조로 환율은 세자릿수 근처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형중 메리츠증권 전략팀장은 “대내적으로 물가가 너무 올라 정부가 환율 하락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엔화가 강세를 보여 원화 강세에도 수출 타격이 크지 않았지만 엔화가 하반기 약세로 돌아설 경우 원화 강세를 용인하기 쉽지 않다”며 “환율의 세자릿수 도달은 정부의 의지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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