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경제] 복수노조 시행 과제는?

입력 2011-08-0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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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 창구 일원화가 ‘필수’…노·노 갈등땐 모두가 공멸

최근 악화되고 있는 노사대립은 7월부터 시행된 복수노조에 따른 갈등 구도도 한몫하고 있다. 선진 노사관계 확립을 위해 만든 정책이 오히려 노사관계가 악화를 불러와 국가경제를 위기로까지 몰고 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 복수노조 시행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교섭단체 단일화에 대해서 이견이 크다는 점이 문제다. 기업들은 복수노조 실시에 따른 비용 증가와 ‘노-노’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교섭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반면 노동계는 적극 반대하고 있다.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국장은 “기존 노조가 사업부·직종·지역별로 파편화되고 노노간 선명성 경쟁과 교섭권을 둘러싼 갈등이 증가한다면 복수노조 시행은 우리 사회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복수노조 시행을 계기로 기존 노조는 조직 운영의 민주성·투명성·현장성을 강화해 더욱 건강하고 대표성 있는 노조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반면 재계는 복수노조 허용의 전제 조건이 교섭단체 단일화인 만큼 창구 일원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한결같이 지적했다.

선진국 사례를 보면 영국은 근로자 과반이 참여한 조직된 노조는 자동으로 승인이 이뤄지지만 그 외에는 사용자의 승인절차를 거친다. 승인이 거부된 노조의 경우 중앙중재위원회(CAC)의 심사를 거쳐 교섭권이 있는 노조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

미국은 전국노동관계위원회(National Labor Relations Board)가 주관하는 선거에 의해 근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은 노조에게 배타적 교섭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준희 경총 법제 2팀장은 “복수노조 시행으로 노조간의 건전한 경쟁이 가능해지고 노동조합이 조합원의 이익을 도모한다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진다면 노사관계가 한 단계 더 성숙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며“그러나 노동계가 조직의 이해관계만 집착해 이합집산과 과도한 경쟁을 벌인다면 산업현장뿐만 아니라 국가경제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기존 노조의 분화와 더불어 사무직, R&D직, 비정규직 등 다양한 직종의 노조가 생겨나면서 노사갈등빈도가 크게 늘어나면 기업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복수노조 설립으로 각 노조는 교섭권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노조보다 높은 요구 조건을 내걸고 사용자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결국 교섭비용이 증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노조 설립 초기에 파업발생확률이 높아 경영위기에 직면할 가능성도 크다. 조합원의 경제적 이해에 따른 노노 갈등과 반목이 기업경영을 어렵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대기업의 노사 관계가 지역경제를 좌우하는 상황에서 대기업 노사관계 불안의 영향은 중소기업 중심의 지역경제에도 커다란 충격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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