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高)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의 환시장 개입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3월 일본 대지진 직후 주요 7개국(G7)이 10년여 만에 처음으로 공동 개입했던 76엔대까지 주저앉았다가 미국의 부채 협상 타결로 77엔대로 반등했으나 시장 개입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여전히 지배적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달러·엔 환율은 전일 도쿄에서 장중 76.29엔까지 떨어져 3월의 76.25엔에 근접했다가 미 하원의 부채상한 증액 협상안 통과에 이날 77.40엔 수준으로 상승했다.
엔 가치는 달러에 대해 지난달 5% 가까이 올랐다.
이는 미국이 ‘AAA’ 신용 등급을 상실할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며 투자자들이 달러에서 이탈한 데 따른 것이라고 통신은 분석했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재무상은 이날 의회에서 “현재의 환율 수준을 논평하는 것이 어렵다”며 “오늘 환율 추이를 특히 주시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의 일본 정부 관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일본이 환시장에 개입할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정부의 개입 여부보다는 개입 시기에 주목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JP모건증권재팬의 아다치 마사미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이 언제든지 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 개입의 적정 시점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은행(BOJ)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재무성이 환시장 개입을 결정하면 BOJ도 그간 취해온 느슨한 통화 정책의 고삐를 더욱 완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은 “통화정책의 고삐를 늦추는 것이 환시장 개입 효과를 높일 것”이라면서 BOJ가 오는 4~5일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갖는 점을 상기시켰다.
도요타자동차를 비롯한 일본 주요 기업은 달러·엔 환율을 평균 82.59엔 수준으로 전망했다.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일 일본 정부가 기록적인 수준에 접근한 달러·엔 환율을 진정시키기 위해 미국과 접촉하면서 시장 개입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