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저축은행 비리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지시함과 동시에 특검에 대해서도 수용 의사를 밝힌 것으로 3일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이 국민에게 무엇인가 피한다는 듯한 느낌을 줘서는 안 된다”며 “특검이든 뭐든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유·불리를 따져선 안 된다”며 “숨기는 게 있는 것도 아닌데 겁날 게 뭐가 있느냐. 공식적으로 수사를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캐나다로 도피한 부산저축은행그룹 로비의 몸통인 박태규씨에 대해 “못 데려오는 것이냐, 안 데려오는 것이냐”며 “내가 캐나다 총리에게 (송환해 달라고) 서한을 보내야 하는 것이냐”고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이는 검찰 조사나 국회 국정조사로 저축은행 비리를 충분히 규명치 못할 경우 특검을 도입해서라도 국민적 의혹을 풀어야 한다는 의지의 일환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해당지역 민심이 크게 동요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나 여당이 의혹 해소에 소극적일 경우 사건 자체를 덮으려 한다는 비난여론이 비등해져 국정운영에 차질이 일 수 있다는 우려가 짙게 깔렸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