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주유소 아닌 유류세 인하가 답이다"

입력 2011-08-03 11:05 수정 2011-08-0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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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평균 판매가 2028.44원 기록‘사상최대’정부 “오히려 세수가 감소하는 부작용만 생긴다”

대안주유소 도입 등 기름값 고공행진을 막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서울지역 보통 휘발유 가격이 결국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가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시스템 오피넷은 2일 서울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가 전날보다 1.40원 오른 ℓ당 2028.44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8년 7월 13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격인 2027.79원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 1월 평균 가격(1887.72원)과 비교하면 ℓ당 140원가량 오른 셈이다.

서울지역 보통 휘발유 가격은 지난달 8일 정유사들의 기름값 할인조치 종료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왔다. 현재 서울지역에서 휘발유 가격이 가장 비싼 지역은 종로구로 평균가격이 ℓ당 2145원이다. 이어 강남구가 2124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국 보통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 역시 지난달 8일부터 이날까지 26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이에 따라 서울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면서 유류세 인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 동안 정부가 내놓은 기름값 안정대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밖에는 기름값을 떨어뜨릴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유류세 인하를 주장하는 근거는 휘발유값의 절반 가량이 세금이기 때문이다. 7월 넷째주 전국 평균 휘발유값은 ℓ당 1947.2원이다.

이 가운데 유류세로 불리는 교통에너지환경세를 비롯해 교육세와 주행세, 부가세 등 세금이 48%인 922.9원을 차지하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 석유감시단은 유류세 탄력세율을 마이너스 11.37%로 적용할 경우 휘발유 가격이 ℓ당 152원 떨어지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유업계는 원유를 수입할 때 부과되는 석유수입부과금을 없애고, 현행 3%인 할당관세를 0%로 하면 각각 ℓ당 16원, 21원의 인하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정부가 최근 내놓은 대안주유소 도입, 마트주유소 확대 등이 현실적으로 큰 효과를 보기 힘들다는 점도 유류세 인하 요구를 부추기고 있다. 대안주유소와 마트주유소는 막대한 투자비용 등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리터당 100원 정도 인하효과를 보기 위해 공기업 등이 기름을 수입해 공급하기 위한 인프라를 갖추고 공영택지를 주유소 부지로 제공하고 국민세금으로 보조금까지 지급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정책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대안주유소를 짓겠다는 공영개발택지는 소방안전기준이 엄격해 주유소가 들어서기 어려운데 실현가능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현실성 없고 부작용만 낳는 대안주유소보다 유류세 인하부터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유류세를 인하할 경우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유류세를 인하한 2008년의 경우 인하폭의 70%가량만 실제 판매가에 반영돼 효과가 크지 않았던 데다 세수는 1조4000억원이나 줄어드는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한 관계자는 “유류세를 내리더라도 정유사, 주유소 등 유통단계에서 효과가 희석돼 실제 소비자가격에 반영되는 부분은 일부에 불과할 것”이라며 “오히려 세수가 감소하는 부작용만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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