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증인 이영수, 野 “내놔라” vs 與 “못준다”… 국조 무산

입력 2011-08-05 11:00 수정 2011-08-0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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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략적 힘겨루기에 시간만… 국조 무용론에 이어 특검 제기

저축은행 비리의혹을 파헤치고 피해자 구제책을 마련키 위해 실시된 국회 국정조사가 막다른 골목에 처했다. 근 한달 넘게 매달려 온 증인채택 문제가 결렬되면서 국정조사의 하이라이트인 청문회는 빛을 보지도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여야가 사활을 걸고 달려든 이는 이영수 KMDC 회장이었다. 그는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구속)으로부터 24억원을 받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유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 청년위원장 출신인 이 회장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외곽조직인 국민성공실천연합을 이끄는 등 조직력에 탁월하다는 평가다. 후신(後身)인 ‘뉴한국의힘’은 지난 7.4 전당대회 때 현 홍준표 대표를 공개 지지한 바 있다.

때문에 민주당은 당초 핵심 증인으로 홍 대표를 포함시켰다. 사실상 비리의 핵심 몸통으로 지목한 것이다. 본지 취재 결과에서도 이 회장은 전대 당시 홍 대표와 수차례 독대를 갖는 등 막역한 관계였고, 이범래·이종혁 의원 등 홍 대표의 측근과도 끈끈한 사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했던 우제창 국조특위 민주당 간사는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직은 다 털기로 했다. 양보할 만큼 했다. 그런데 자기들이 내주겠다던 이영수마저 안 주면 어쩌자는 거냐”며 “홍 대표가 무슨 명목으로 막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양보 가능성에 대해 “없다고 본다. 홍 대표가 절대 안 내줄 것”이라며 “완전히 지뢰밭(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 의원 주장대로 여야는 지난 3일 홍 대표는 물론 김황식 총리와 청와대 고위관계자 등 현직 인사는 증인채택에서 배제키로 했다. 또 다른 쟁점이었던 박근혜 전 대표의 동생 박지만씨 부부도 명단에서 뺐다. 민주당은 대신 이 회장과 함께 정진석 전 정무수석을 요구했고, 이에 국조특위 한나라당 간사인 차명진 의원이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차 의원이 발끈했다. 그는 이날 기자에게 “민주당과 증인채택 문제에 대해 합의를 본 게 없다. (민주당이) 함부로 짖어대는 것”이라며 “더구나 홍 대표가 압박했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민주당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국조특위 위원인 이종혁 한나라당 의원은 “(민주당이) 저축은행 본질과는 전혀 상관없는 정략적 증인을 내세우려 한다”며 이 회장을 증인으로 내어줄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증인채택 문제가 양당 간 진실공방과 감정싸움으로까지 비화되면서 남은 것은 특검 밖에 없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정조사 관련법은 증인과 참고인에게 최소 청문회 7일 전에 출석을 통보토록 규정하고 있어 국조 기한 연장 없인 청문회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국조는 오는 12일이 마감 기한이다.

정두언 국조특위 위원장은 같은 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증인채택이 실패하면서 청문회는 완전히 무산됐다. 어떻게든 청문회를 열어보려고 했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0%”라며 “특검으로 갈 가능성이 제일 높다”고 말했다. 시기에 대해선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니까 늦어질 수 있다”면서 “일단 국회를 열고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야는 흠집내기 정략에 파묻혀 국조를 무용론으로 치닫게 했다는 여론의 비판을 의식, 12일까지 소위원회를 구성해 피해자 구제책을 내놓기로 했다. 여야는 그간 증인채택을 둘러싼 힘겨루기 외에도 저축은행 부실원인을 놓고 전·현직 정권에 책임을 미루는 네탓 공방, 아니면 말고식 폭로전만 전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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