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기업들의 판촉행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5일 오후 해운대해수욕장 입구인 이벤트 광장에는 모 자동차 회사가 기업홍보행사를 벌이고 있었다. 광장 한 가운데에는 승용차 4대가 자리를 잡았고 피서객들은 자동차 전시공간을 피해서 다녀야 한다.
광장 주변에 샤워장, 탈의장, 판매시설들이 즐비해 있고 해안도로와 백사장에서도 기업체들의 홍보성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홍보물과 현수막들을 설치, 해수욕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최근 해운대 해수욕장은 기업들의 마케팅 격전장으로 변해 있다.
그러나 모처럼 휴가를 낸 피서객들은 샤워시설과 세족장 등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해운대구의회 화덕헌 의원(진보신당)은 "부산시와 해운대구가 해수욕장 내 공공부지를 기업의 영리활동을 하는 공간으로 다 내어주고 피서객 편의시설을 확충하는데는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 의원은 "편의시설을 갖출 해안도로가 부족하다면서 상업시설이 마구잡이식으로 들어서도록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운대구 관광시설사업소의 한 관계자는 "해운대해수욕장에 전자결제시스템인 스마트비치를 도입하고 화장실, 탈의장, 샤워장 등 각종 편의시설을 늘렸다"면서 "더많은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싶지만 장소를 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해운대해수욕장에는 전국에서 수많은 피서객들이 몰려오기 때문에 홍보성 행사를 하려는 기업체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 "기업체 행사가 피서객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하겠다"고 화 의원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