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발 금융불안으로 야기된 국내 주가 폭락이 3년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의 투매 현상과 '쌀 때 사라'는 증권가의 반응이 유사한 모습이다.
미국 증시의 폭락이 한국의 증시를 강타하고 이는 다시 외환시장에 강하게 영향을 주는 구조도 비슷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됐던 2008년 9월15일은 세계 3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로 넘어가고, 4위 투자은행인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했다. 이에 따라 세계 금융시장은 공황에 빠졌다.
당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무려 504.48포인트(4.42%) 폭락했다.
이튿날 개장한 한국 코스피 시장은 90.17포인트(6.10%) 떨어졌다. 선물시장에서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는 9월 중순 1470대에서 10월 하순 890대로 한달 반 만에 거의 반토막이 났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강한 매도세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9월16일부터 한 달 동안 2조9천3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이때 증시 전문가들이 적극 진화에 나섰다.
한 외국계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주가는 세계 경기둔화를 대부분 반영했다. 시장은 6개월간 등락을 거듭하면서 바닥을 다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자산운용사 고위 간부도 "한국경제를 신뢰해야 한다. 심리적으로 최악인 지금이 오히려 매수에 나설 시기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간담회가 열리고서 채 보름도 지나지 않아 시장은 온통 공포에 휩싸였다. 일반 투자자는 무방비로 손실을 봤다.
미국 더블딥(이중침체) 우려 때문에 시장이 패닉 상태인 요즘, 증권업계는 2008년 금융위기 직전과 비슷한 논조의 분석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