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수요가 증가하면서 정부가 빌려주는 전세자금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토해양부는 7월말 현재 국민주택기금에서 지원하는 전세자금대출 실적이 총 3조54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조9314억원에 비해 21% 증가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정부가 올해 전세 및 주택구입자금 대출용으로 배정한 예산 6조8000억원의 52%에 달하는 수치다.
소득 3000만원 이하의 가구주에게 빌려주는 근로자서민전세자금 대출은 총 2조55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9196억원에 비해 무려 33%나 늘었다. 반면, 가구 소득이 최저생계비의 2배 이내인 가구주를 대상으로 한 저소득가구전세자금 대출액은 9931억원으로 지난해(1조118억원)보다 1.8% 감소했다.
정부에서는 전세대출 실적이 늘어난 것에 대해 올해 2월부터 정부가 근로서민전세자금 대출의 이자율을 연 4.5%에서 4.0%로 인하된 영향에 따른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대출 한도 역시 집값의 70% 이내에서 종전 6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한 것도 대출이 증가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재계약 대상인 전세주택의 가격이 2년 전에 비해 급등한데다 집값 하락으로 전세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 상반기 전세자금 대출 건수는 총 8만2346건으로 작년 같은기간 7만5786건에 비해 8.7% 늘었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국민주택기금의 전세자금 대출이 늘어났다는 것은 전세난이 더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전세수요가 더 늘어나 전셋값은 추가로 상승하고, 전세자금 대출도 큰 폭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