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어느 증권사의 자기반성이 반가운 이유

입력 2011-08-08 11:08 수정 2011-08-0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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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당사 전망과 다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8월 전망치를 크게 벗어난 급락을 예상하지 못한 점과 어려운 시장에 도움이 되지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국내 코스피 지수가 글로벌 변수에 급락을 거듭하자 국내 한 증권사가 사과문을 올리며 하반기 지수 전망을 수정했다.

최근 지수급락이 한국 자체 리스크보다 미국과 유로의 재정 및 신용리스크가 반영되는 상황에서 이 부분을 좀 더 감안하지 못한 점에 대해 실수를 인정한 것이다.

지난주 코스피 지수가 큰 폭의 하락으로 글로벌 리스크를 선반영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분석력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하반기 증시를 낙관적으로 전망한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전망이 어긋나면서 증권사들의 분석과 예측능력에 대한 신뢰도가 무너진 셈이다.

실제로 7월만 해도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완화되는지 여부는 지켜봐야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코스피 추가 상승에 대한 이견은 없었다. 하반기 코스피 지수가 272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본 증권사도 있었다.

하지만 미국의 더블딥 우려로 지수는 지난주 내내 조정을 받으면서 228.56포인트 급락, 1950선 아래로 밀려났다. 또한 지난 주말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8일 코스피 지수는 3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며 장을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증권사들의 전망치만 믿고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보고서는 투자의 바로미터다. 정보의 비대칭성을 일말 해소한다는 차원도 있다. 때문에 증권사의 보고서는 보다 정확한 분석에 기반을 둔 예측이 나와야 한다.

코스피 지수를 정확히 맞춘다는 것은 불가능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망이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빗나갔음에도 입을 닫고 있는 것에 대한 변명이 될 수는 없다.

여러가지 변수와 상황들에 대한 보다 세심한 분석이 부족했음을 반성하고 이를 계기로 합리적이고 균형감 있는 가이던스를 제시해 투자판단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어느 증권사의 자기반성이 새삼 반가운 이유다.

오희나 기자 hn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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