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은 총재의 딜레마

입력 2011-08-0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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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용등급 강등, 금리 인상 어렵게해 높은 물가 상승, 금리 동결해도 문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늘 고민이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대외악재가 터졌고 동결하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 상단을 벗어났다.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김 총재의 고민은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란 미증유의 사태로 대외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에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대기 중인 데다 높은 근원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물가 안정도 무시 못한다. 이러나 저러나 비판은 피할 수 없는 난관에 빠진 셈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금리 동결을 점쳤다.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란 긴축정책은 모험이란 분석이다. 당장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폭락했다. 지난 2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도 3.4%에 그치며 잠재성장률(4.0%)를 밑돌았다. 금리를 올릴 경우 “경기도 어려워지는데 금리까지 올렸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채권 금리의 가파른 하락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본다”며 “대외 경기의 불안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해선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동결해도 입방아에 오르긴 마찬가지다. 당장 물가가 문제다. 7월에도 소비자물가는 4.7%를 기록했다. 한은의 목표치인 연간 4.0% 달성이 물건너 갔다. 오는 9일 발표하는 7월 생산자물가도 집중호우 영향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김 총재의 “물가 안정이 한국경제의 최대 과제다”란 명제가 무게를 더하면 더했지 힘을 뺄 상황은 아니다.

지난 7일 열린 기획재정부와 한은의 경제금융점검회의에서도 “거시정책은 계속해서 물가안정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성권 신한금융투자 상무는 “이달에 금리를 인상 못하면 다음달에도 못할 위험성이 있다”며 “이번주 증시가 안정되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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