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 투자한 개미들 ‘깡통계좌’ 속출
미국발 더블딥(이중 침체)우려가 국내증시를 강타하자, 개미들의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올해 국내 증권사들이 앞다퉈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지만, 예상치 못했던 급락세에 ‘빚을 내’ 투자한 개미투자자들의 깡통계좌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은 전날보다 51.9% 급증한 2834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5월3일(3천10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 들어 4번째 기록이다.
미수거래는 주식결제 대금이 부족할 때 증권사가 3거래일간 대금을 대신 지급하는 것으로, 자칫 투자수익을 거두지 못할 경우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더욱이 최근과 같은 주가급락에 따른 담보가치 하락으로 반대매매가 속출하면, 이는 주가 낙폭을 확대하는 악순환을 되풀이 할 수 있다.
가령 한 투자자가 미수거래를 통해 주식에 투자했지만 투자자가 3거래일이 지나 주식을 팔거나 현금으로 빚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는 4거래일째 강제로 투자자가 가진 주식을 하한가로 팔아버릴 수 있는 반대매매에 나선다. 이 경우 돈을 빌려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깡통계좌’를 찰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4일 반대매매가 110억원어치 이뤄졌다. 지난 1일 반대매매 금액이 75억원에 불과했으나 코스피가 급락하기 시작한 2일부터 4일까지 매일 반대매매 금액이 100억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변동성이 높은 장세에서는 미수거래의 위험이 극대화될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선물옵션 등에서 레버리지란 수익을 극대화 할려는 것이지만, 이것이 반대매매로 가면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며 “심리자체의 변곡점을 예상하는 것은 현재와 같은 장세에서는 너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