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진 법무부장관 내정자가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시 민간인 불법사찰을 주도한 이인규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을 6차례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박영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8일 국회에서 열린 권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청와대 출입기록을 바탕으로 “이 전 지원관은 지난 2009년 11월부터 2010년 6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청와대에서 권 수석을 만나 보고한 것으로 돼 있다”고 폭로했다.
박 의장은 이와 함께 이 전 지원관이 2008년 7월부터 민간인 사찰이 드러난 2010년 6월까지 권 내정자 휘하에 있던 장다사로 민정1비서관을 포함해 장석명 선임행정관, 이강덕 공직기강팀장 등 청와대 관계자와 50여회 면담한 사실도 공개했다.
권 내정자는 이에 대해 “횟수는 정확히 기억할 수 없지만 만난 적은 있다”고 시인하면서도 “연초에 인사 온 것도 있고,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비리 감찰 업무를 하는 곳이라 관련보고를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며 민간인 사찰과는 무관함을 강조했다. 이어 “민간인 사찰은 제가 (민정수석으로) 재임했을 때의 사건이 아니라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박 의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공직윤리지원관실 해명용 문건에도 권 후보자가 민정수석으로 있었던 2009년 10월9일, ‘김종익(민간사찰 대상자)이 반성의 기미가 없다는 이유로 기소함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민정수석실을 통해 제시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문건이 있는데도 민정수석 재임시절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권 내정자는 “민정수석실 내의 실무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지 못했다. 나중에 보고 받았다”고 거듭 해명했다.
이인규 전 지원관이 주도한 민간인 불법사찰은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터지자 좌파 척결 차원에서 시작된 이래 2010년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권 내정자는 2009년 9월 청와대 민정수석에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