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폭락, 단순 심리상 문제…회복속도 역시 빠를 것”

입력 2011-08-08 17:54 수정 2011-08-0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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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의 여파로 최근 패닉상태에 빠진 국내 증시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현 시점이 바닥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우세하게 쏟아내고 있다.

8일 국내 금융시장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란 초대형 악재 속에서 선방하는 듯 했으나 결국 불안심리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40일 만에 1080원대로 올라섰고, 코스피지수는 1900선이 무너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이날 오후 프로그램 매도호가를 일시 효력정지하는 사이드카를 2년 7개월만에 발동했고, 코스닥시장도 장 중 10% 이상 하락하며 역대 다섯번째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하지만 증시 전문사들은 미 경기하강 우려에 대한 지나친 경계심이 시장 투심을 짓누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키움증권 전지원 연구원은 “오늘장은 누가 팔고 안팔고의 문제가 아니라, 단순한 심리상의 문제”라며 “보통 이 정도 지수가 빠지면 저가매수세가 유입돼야 하는데, 투자심리 자체가 무너져 매도자체를 받아주는 세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위탁매매 개인 미수금이 올해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최근 개인들의 미수에 대한 반대매매로 로스컷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들이 이날 겨우 790억 가량을 팔은 점을 보면, 지난 2008년 리먼사태때와 같이 유동성이 줄어들며 실제 외국인들이 조 단위로 투매했던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고 진단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현재 미수금은 3490억원으로 3일 1800억원, 4일 2834억원에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장중 풋옵션 마진콜로 증거금 잡아놓은 현물이 반대매매로 출회되면서 증시에 매물압박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이날 미국시장에서의 글로벌 공조 움직임과 내일 밤 열리는 미국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 결과가 중요한 이벤트로 작용 것이란 전망이다. 만약 미국이 빠른 시장정책 대응을 단행해, 시장 투심이 어느정도 회복되면 단기 낙폭과대했던 국내증시의 리바운딩 역시 가파를 수 있다는 조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리서치관계자는 “아직 코스피지수 하단을 예측하기엔 섣부른 감이 있지만, 이미 무릅밑까지 지수가 내려온 것으로 판단한다”며 “현재가 올해 지수저점으로 봐도된다”고 말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오늘 장중 저점을 올해 하반기 저점으로 보고 있다”면서 “미국 더블딥(이중침체)에 대한 우려는 고용지표 개선으로 상당부분 축소됐고, 시장을 짓눌렀던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감이 다소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이탈리아 등 유럽 사태와 관련해서도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 발언으로 우려감이 줄어들었다”고 낙관했다.

하지만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유럽 재정위기 등 풀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아, 이를 확인하고 가야한다는 입장도 제기되고 있다.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국내증시가 많이 내린 것 만큼, 오늘밤 미국증시가 그렇게까지 반응할까 의구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무엇보다 오늘 밤 미국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 신용등급 강등이슈로 인한 국공채와 주정부부채 등에 대한 S&P의 신용등급 결과”라고 말했다.

또 “유럽중앙은행(ECB)의 이탈리아, 스페인 국채 매입건에 대한 시장 의구심이 여전히 사그라들고 있지 않다”며 “유럽 각 국의 의회승인 절차 등에도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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