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패닉...요동치는 세계 금융시장

입력 2011-08-09 06:48 수정 2011-08-09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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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부진...금·美국채 등 안전자산 수요 몰려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충격에 전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경제침체 공포로 투자심리가 극도로 약화되면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증시는 8일(현지시간) 아시아증시의 폭락세를 이어갔다.

S&P는 이날 미국 양대 국책 모기지기관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증권 관련 4개 공공기관과 보험사 등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강등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을 더욱 부추겼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주요 7개국(G7) 등은 이날 아시아증시 개장전 국제 공조 강화 등 시장 안정 대책을 내놓았지만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는 데 실패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은 ‘AAA 등급’의 국가”라고 강조하고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기존 등급인 ‘AAA’유지를 재확인했으나 시장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미국증시 다우지수는 이날 전일 대비 5.55% 급락한 1만809.85포인트로 지난 2일 1만2000선이 붕괴된 후 4 거래일 만에 1만1000선마저 무너졌다.

S&P지수가 6.66%, 나스닥 지수가 6.90% 각각 폭락해 미국증시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부진을 나타냈다.

유럽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영국 FTSE100 지수가 전일 대비 3.39%, 독일 DAX30 지수가 5.02%, 프랑스 CAC40 지수가 4.68% 각각 떨어졌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유럽600 지수는 전일 대비 4.1% 급락한 228.98로 마감했다. 스톡스 지수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도 수요감소 우려에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5.57달러(6.4%) 급락한 81.31달러로 지난해 11월23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반면 안전자산 수요가 급증하면서 미국 국채와 금은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 국채는 신용등급이 종전 ‘AAA’에서 ‘AA+’로 하락했으나 이날 강세를 보이면서 안전자산으로의 가치를 입증했다.

뉴욕시장에서 오후 3시 현재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일 대비 22bp(bp=0.01%) 하락한 2.34%로 지난 2009년 1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국채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금 12월 가격은 전일 대비 61.40달러(3.7%) 급등한 온스당 1713.20달러로 마감해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달러 가치도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일보다 0.11% 오른 74.68을 기록했다.

달러는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화 등 대표적 안전자산에 대해서는 약세를 보였으나 유로화에 대해서는 강세를 나타냈다.

전세계 금융시장이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에 요동치면서 9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FOMC에서 대규모 경기부양책인 3차 양적완화 논의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양적완화가 경기회복에는 실패하고 물가만 올렸다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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