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 무디스가 8일(현지시각)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AAA’로 계속 유지할 방침임을 재확인했다.
무디스의 스티븐 헤스 애널리스트는 “정부부채는 신용등급 평가에 있어 중요한 고려 사항 중 하나”라면서 “그러나 미국은 기축통화인 달러화 발행국으로서 다른 나라보다 높은 부채 수준을 감당할 역량이 있다”고 등급 유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헤스 애널리스트는 로이터 통신과의 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계속 부진하고 현재 마련된 재정적자 감축 계획이 믿을만한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미국 국가신용 등급에 관한 조치가 예상보다 빨리 나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의회가 결정한 적자감축안의 장기적 이행 가능성에 대한 의심이 있다”며 “오는 2012년에 종료되는 이른바 ‘부시 세금감면 조치’를 정치권이 어떻게 다루는지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정적자를 2조1000억달러 줄인다는 현재의 계획은 미 국채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지난 2일 미국 정치권이 재정적자 감축 협상에 타결한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기존 AAA 등급을 유지하면서도 신용 전망은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설정해 향후 등급 강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른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지난 5일 재정적자 감축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정치권의 리더십 부재 등을 이유로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로 한단계 강등하고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미국 정치권은 14조3000억달러인 기존 국가채무 한도를 2조달러 이상 늘리고 앞으로 10년간 2조1000억달러의 지출을 줄이는데 합의했으나 S&P는 삭감액이 당초 강조했던 4조달러에 못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무디스의 헤스 애널리스트는 “정치권이 2개월간의 협상 과정에서 과거보다 심하게 싸우기는 했어도 결국은 합의를 도출했다”며 “앞으로 추가적인 적자해소 방안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