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올해 하반기에 10조원 안팎의 부실채권을 감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부실채권이 다시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중 은행들로부터 하반기 부실채권 감축 목표를 제출받을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금감원은 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전체 채권에서 고정이하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을 내년에는 1% 이하로 낮춘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현재 대출채권과 부실채권 신규 발생 추이가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하반기 중 정리해야 하는 부실채권은 10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앞서 권혁세 금감원장은 지난 4월 은행장들과 간담회에서 올해 연말까지 부실채권 비율을 1.5%로 낮춰야 한다고 제시한 바 있다.
금감원이 은행들의 부실채권을 적극적으로 줄이려는 데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다시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상황이 리먼 브러더스 사태처럼 급속한 신용경색으로 치닫지는 않겠지만, 국내 은행에 만성적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은행들의 손실흡수능력을 높여 놔야 제2의 금융위기가 닥쳐도 견딜 여력이 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도 부실채권 정리에 적극적이어서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며 “가계대출은 거의 그대로 두고 기업대출 위주로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