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폭락...‘어게인 2008’ 공포 확산

입력 2011-08-09 11:34 수정 2011-08-0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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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대폭락...日·스위스 등 환율관리 비상

▲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에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미국증시는 8일(현지시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사진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딜러들이 이날 수심에 찬 표정으로 모니터를 살펴보고 있다. (블룸버그)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에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2008년 촉발된 금융 위기가 ‘리먼 쇼크’로 인한 위기였다면, 이번에는 그 후유증에 따른 재정위기, ‘소브린 쇼크’로 규정되고 있다.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증시의 도미노 폭락사태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인한 국채와 엔 강세 등이 이번 위기의 방증이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전세계 증시는 8일(현지시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촉발 이후 최악의 ‘블랙먼데이’를 연출했다.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5.55% 급락한 1만809.85포인트로 지난 2일 1만2000선이 붕괴된 후 4 거래일 만에 1만1000선마저 무너졌다. S&P지수가 6.66%, 나스닥 지수가 6.90% 각각 폭락해 미국증시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부진을 나타냈다.

▲유럽증시가 8일(현지시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에 3~5% 폭락했다. 사진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소 한 딜러가 거래 도중 고개를 숙이고 있다. 프랑크푸르트/AP연합뉴스

유럽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영국 FTSE100 지수가 전일 대비 3.39%, 독일 DAX30 지수가 5.02%, 프랑스 CAC40 지수가 4.68% 각각 떨어졌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유럽600 지수는 전일 대비 4.1% 급락한 228.98로 마감했다. 스톡스지수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락세를 나타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주요 7개국(G7) 등이 이날 아시아 증시 개장 전 국제 공조 강화 등 시장 안정 대책을 내놨지만 구체적 실천 방안 부재로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여기다 S&P가 미국의 양대 국책 모기지기관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증권 관련 4개 공공기관과 보험사 등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강등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는 한층 고조됐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대표적 안전자산인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이들 국가는 환율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이날 달러·엔 환율은 전일 대비 0.8% 급락한 77.77엔에서 거래됐다. 스위스프랑 가치는 유로화에 대해 이날 1.0618프랑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는 엔과 스위스프랑에 대해서는 약세를 나타냈으나 유로화에 대해서는 강세를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7% 내린 1.4179달러에 거래됐다.

스위스중앙은행(SNB)은 지난 3일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인하하고, 일본 정부는 지난 4일 4조5000억엔(약 62조4700억원) 규모의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했으나 약발은 전혀 먹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위기는 재정위기에서 비롯된만큼 대규모 재정지출이 어려운데다 양적완화 가능성도 낮아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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