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관계당국에 국제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전방위 대책을 주문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을 야기한 국가재정 건전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도 나타냈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기재부가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것 같다”며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특히 “정책의 우선순위를 재정건전성에 둬야 한다”면서 “단기적으로 법인세 및 소득세 최고세율 인하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조배숙 의원도 “(세계 경기침체로) 수출 타격이 불가피하고, 주가하락 등으로 자산소득이 감소하면 경기하강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서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가계대출 상환 부담 완화 등의 대책을 주문했다.
경제통인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2~3년 전 위기 때는 재정여력이 있어 대응수단이 있었지만 지금은 선진국도 거덜 났고 돈도 돈대로 풀어서 인플레 압력이 큰 상황”이라며 “G-20(주요 20개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서 정책협조를 할 수 있다는 합의내용이 있어야 시장이 믿을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당 이혜훈 의원은 “미국은 한계에 달했다. 부채 때문에 재정적자를 확대하기 어렵고 중앙은행의 양적 확대도 가능할 것 같지 않다. 효과도 의문”이라며 “미국 사례의 시사점은 정부가 재정을 풀더라도 효과 없는 재정 투입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