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폭군 신용평가사, 대안은 없나

입력 2011-08-10 16:41 수정 2011-08-10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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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신용등급 강등 파문에 비난론 고개...대안없는한 신평사 횡포는 계속

스탠더앤드푸어스(S&P)의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 파문으로 전세계가 혼란의 도가니에 휩싸이면서 신용평가사에 대한 비난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S&P가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으로 투자자들을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내몰면서 신용평가사가 시장의 폭군이라는 비판이 시장에서 일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미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으로 신뢰에 치명타를 입었다. 그럼에도 버젓이 고개를 들고 다니며 심지어 국가 신용등급까지 주무르고 있다.

퓰리처상을 세 차례나 수상한 뉴욕타임스(NYT)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1995년, 신용평가사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우리는 2개의 슈퍼파워가 존재하는 세계에서 살고 있는데, 2개의 슈퍼파워는 바로 미국과 신용평가사다. 미국은 폭탄 투하로 다른 나라를 파괴하고, 신용평가사는 국채 신용등급 강등으로 나라를 파괴시킨다. 어느 쪽이 더 강력한지는 모르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0일(현지시간) 이 같은 인식에 공감하고, 주요인으로 신용등급을 대신할만한 금융 인프라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올해 들어서만 아일랜드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일본 미국 등 주요국들의 국가 신용등급이 신용평가사에 의해 강등됐다.

신문은 신용등급은 어디까지나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이르기까지의 거리에 대한 신용평가사의 의견으로 규정했다.

신용등급은 평가 대상의 사업 리스크와 재무 상태를 중심으로 평가 위원회에서 논의돼 다수결로 매겨진다. 일반적으로 신용평가 위원회는 4~5명으로 구성되지만 상황에 따라선 10명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 이들 위원은 금융기관 출신자가 대부분. 이들은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의 중간 정도의 대우를 받는다.

하지만 이들 샐러리맨이 매기는 신용등급은 막강한 영향력을 갖는다. 투자자들은 신용등급을 참고로 채권의 신용 리스크와 그에 적합한 금리 수준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발행 주체도 신용등급 없이는 시장에 발을 들여놓을 수가 없다. 신용등급은 결국, 신용리스크를 판단하는 시장의 공통 기준이며, 공통 언어인 셈이다. 신용평가사가 목소리를 높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행정당국이 신용등급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신용평가사의 콧대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신용등급은 50개 이상의 연방법 및 100개 이상의 주법에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믿는 도끼에도 발등은 찍히는 법.

신용평가사들은 1970년 펜 센트럴 부도사태와 1997년 아시아통화위기, 2001년 엔론 및 닷컴버블 붕괴, 2007년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사태 등 정작 대규모 위기 시에는 마땅한 시그널을 제대로 시장에 내보내지 못하는 불상사를 일으켜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신용평가사를 비난하는데 그칠 뿐, 여전히 신용등급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신용평가사에 대한 평판이 악화하면 그 때를 틈타 높은 신용등급을 따내기에 급급하다. ‘등급 쇼핑’이란 말도 이래서 나온다.

신문은 신용평가사의 의존에서 탈피하려면 투자가와 금융기관, 행정 당국이 자체 신용 리스크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신용평가사가 쌓은정도의 신뢰 수준을 확보하려면 막대한 비용과 믿음이 전제가 되기 때문에 섣불리 나서기는 쉽지 않다.

결국 신용등급을 대체할만한 선택사항이 없는 이상 투자판단이나 리스크 관리는 신용평가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시장은 신용평가사의 횡포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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