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서 폭동 발생 닷새째인 10일(현지시간) 방화와 약탈 등 폭력행위가 줄어드는 등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폭동 진원지인 런던에서는 이틀째 1만6000여명의 경찰관이 집중 배치되면서 차량이나 쓰레기통 방화, 상가 약탈 등의 폭력 행위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9일밤 청소년들이 몰려다니며 방화와 약탈을 일삼았던 맨체스터시티, 버밍엄, 웨스트 브롬비치, 레스터, 샐퍼드, 노팅엄 등은 긴장이 감돌았으나 상당수 상점들이 일찍 문을 닫으면서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한인 상가가 몰려있는 런던 남부 뉴몰든 지역의 상점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영업했다.
폭동으로 인한 사망자는 4명으로 늘어났다.
버밍엄시 윈슨 그린에서 이날 오전 1시 폭도들로부터 상가를 보호하기 위해 길에 모여있던 주민들을 차량이 덮치면서 형제를 포함한 남성 3명이 숨졌다.
이 지역은 아시아 출신 무슬림들의 상권이 밀집된 지역이다.
경찰은 폭동과 관계가 있다고 보고 남성 용의자(32세)를 살인 혐의로 체포해 조사중이다.
앞서 8일 밤 런던 남부 크로이던에서는 승용차 안에 있던 한 남성(26세)이 폭도들이 쏜 것으로 보이는 총탄에 받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중 숨졌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이날 이틀 연속 비상각료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범죄행위에 대한) 정부의 반격이 진행되고 있다”며 “영국의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문화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캐머런 총리는 “물대포 사용 등비상계획을 24시간 내에 취할 수 있다”며 “질서 회복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아일랜드를 제외하고 영국 본토에서는 물대포가 사용된 적이 없다.
그러나 한 경찰 관계자는 많은 시위대가 한 곳에 모여 있을 때만 물대포 사용이 효과적이며 고무총탄은 경찰이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때에만 사용하도록 제한돼 있어 지금 상황에서는 물대포와 고무총탄 등이 동원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금까지 방화와 약탈 등의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런던에서 750명, 맨체스터와 샐퍼드에서 113명, 웨스트미들랜즈에서 300명 등 모두 1천200여명을 체포해 조사중이다.
체포된 사람들은 10~20대 청년들이 대부분이며 11~15세 청소년도 20% 정도인 것으로 경찰은 분석했다.
경찰은 이날 CCTV 화면을 분석해 약탈 및 방화 용의자를 언론에 공개하고 신원을 확인해 추적하는데 주력했다.
중앙 정부로부터 경찰권이 독립돼 있는 스코틀랜드 자치 정부는 250명의 경찰을 잉글랜드 중서부 지역에 파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