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013년 중반까지 0.00~0.25%의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명시한 점도 기준금리 동결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이다. 2년이라고 명토를 박은 것은 지난 두번의 양적완화에도 경기 회복이 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앞으로도 어렵다는 얘기다. 세계 경제의 침체를 염려하는 판국에 금리 동결은 불가피한 결정인 것이다.
또 미국과 금리 차이가 커지면 우리나라의 통화신용정책 운용도 어려워진다. 금리차이가 벌어지면 달러 캐리트레이드(저금리로 조달한 자금을 고금리 국가에 투자) 자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로서는 외국계 자금의 증가로 대외채무가 늘어나고 금리·환율이 동반 하락하는 삼중고에 직면할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외채무가 4000억달러를 넘는 상황에서 채권 자금의 유입으로 채무가 더욱 늘어나면 대외 신인도가 하락하고 경상수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의 답은 하나였다 해도 앞으로의 선택은 기로에 놓였다. 금리 인상을 포기하면 치솟는 물가를 잡을 대책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최창규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요가 급격히 늘며 물가 상승 압력도 무시 못할 상황이다”며 “연내에 인상하지 못하면 물가상승을 잡을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금리 동결 결정으로 연내 인상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12%포인트 하락한 3.45%에 마감했다. 신영준 동부증권 연구원은 “채권금리는 한은의 금리동결을 예상해 하락했다”며 “연말 기준금리가 3.25%이면 추가 하락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