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가 악재를 부르는 공포감에 코스피가 또다시 맥없이 무너졌다. 유럽 재정위기, 미국 더블딥, 대북리스크까지 악재가 악재를 부르는 형국이다. 전일 프랑스 국가신용등급 강등 루머에 유럽증시는 물론 뉴욕증시도 4% 이상 급락했다.
이날 국내 증시도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반영하며 4% 급락하면서 개장했다. 3대 신용평가사들이 프랑스 등급을 ‘AAA’로 유지한다고 밝혔지만, 그리스에서 출발한 유럽발 재정위기가 프랑스까지 확산될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증시를 압박한 것이다.
11일 오전 10시5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9.48포인트(1.08%) 내린 1786.76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1.54포인트(0.34%) 내린 452.01를 기록중이다. 개장 초에 비해 낙폭을 축소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다시 급락세로 돌아서며 전거래일 대비 72.32포인트(4.00%) 내린 1733.92로 시작, 1800선이 붕괴됐다.
전문가들은 지금 시장은 실체없는 공포감에 좌우되고 있어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글로벌 정책공조가 나와야 한다며 당분간 박스권 움직임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증시에 비해 국내증시는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며 “1800선 붕괴가 절대적으로 보면 크게 하락한 수준이지만 흐름만 놓고 본다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며 당분간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현재 대외리스크가 많기 때문에 국내 이슈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인의 움직임으로 이 부분은 글로벌 정책공조와 연결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공포가 공포를 부르는 형국”이라며 “미국과 유로존 문제가 시장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미국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는 7월 고용지표에서 확인된 것처럼 시간을 두고 확인하자는 안도요인이 있다”며 “반면 유로존 재정위기가 서유럽국가로 확산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리먼사태처럼 신용위기와 실물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증시를 억누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심리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대안이 나와야 한다”며 “하지만 아직 유럽연합의 재무장관 일정도 잡혀있지 않은 상태로 이러한 불안감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희나 기자 hno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