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최종병기활…팽팽한 긴장감을 쏜다

입력 2011-08-12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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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최종병기활 스틸컷

‘최종병기활’은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박해일과 류승룡과의 쫓고 쫓기는 추격신을 담았다. 이 둘의 추격전은 이들이 무기로 사용하는 다양할 종류의 활의 당김, 시위 조절하는 긴장감 만큼이나 빠져들게 한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추격전을 내용을 담으면서도 스피드있게 연출한 김한민 감독에 눈길이 간다. 이번 작품은 김한민 감독의‘극락도 살인사건’, ‘핸드폰’에 이어 3번째 작품으로 박해일과의 영화만남은 두번째다. 영화는 인조반정 시기 역적으로 몰린 아버지가 눈 앞에서 죽은 것을 본 남이(박해일 분)와 자인(문채원 분)의 사활을 담았다.

죽음을 목전에 둔 아버지가 남이에게 했던 “동생 자인을 끝까지 지켜라”는 유언이 영화 전개의 추동력이 된다. 그 한마디는 남이의 삶 목적이 되고 남이는 자인을 지켜내기 위해 무섭게 활을 당기기 때문이다. 남이가 활 시위를 당길 때마다 카메라는 화살의 촉과 박해일의 눈빛에 포커스를 맞춘다. 극 초반 집중하는 그의 표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화살촉은 늘 과녁을 스쳐 지난다. 하지만 이는 죽은 활이 아니라 더 먼 과녁을 향해 초점을 맞춰 당겨진 활이었다. 이런 식으로 남이는 눈앞의 과녁 너머에 있는 과녁을 향해 시위를 당기며 활의 고수로 성장했다.

영화는 김무선(이경영 분)의 외아들 서군(김무열 분)과 자인은 혼례를 치루고 있는 가운데 청나라의 병사들이 쳐들어와 양민들을 학살하고 일부는 포로로 잡아가면서 본격 추격전의 시위를 당긴다. 포로로 끌려간 유일한 혈육 자인을 구하기 위해 남이는 팽팽한 추격전에 본격 돌입하게 되는 것. 그는 포로를 끌고 가는 적장을 숨가쁘게 추격하며 시위를 당긴다. 화살은 적들의 목에 그대로 꽂힌다. 남이의 추격을 눈치챈 만주족 적장 류승룡은 역으로 그를 추격하기 시작한다.

▲영화 '최종병기활'스틸컷
극은 빠른 호흡과 전개로 관객을 휘몰아가다가도 배우 류승룡의 인간적인 매력을 캐릭터에 차용, 스피드만 난무할 수도 있는 할리우드식 액션극을 비켜간다. 적장이지만 자기 부하의 생명을 소중히 취급하는 그에게 인간미를 느껴 살수에 잠깐 흔들리는 박해일의 표정 또한 극의 방점을 찍었다.

쫓고 쫓기는 박해일과 류승룡의 추격신은 숨가쁘게 호흡을 길게 가져가며 이어진다. 류승룡이 언론 시사회에서 “영화초반과 후반 6kg차이난다. 이는 박해일을 뒤쫓다가 살 빠진 격”이라고 말한 것을 생각하면 그들의 실제 촬영 달리는 장면은 더 혹독했으리라.

특히 낙석이 있는 절변씬과 위험천만한 계곡씬은 아찔한 풍광을 선사한다. 이 영화는 할리우드식의 대형 액션극은 아니지만 그만큼의 긴장감 확보와 동시에 한국 관객의 정서에 공감대를 사며 언론시사회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영화 속에서 걸어나와 전체적으로 영화를 읽어보면 일침의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하다. 동생을 구하기 위해 사활을 건 싸움을 하는 남이와 병자호란 당시 백성을 버리고 피난을 갔던 왕의 무능력함은 대비를 이룬다. 또 내부 권력투쟁으로 국내 힘을 기르지 못해 무참히 밟히고 찢겨져야 했던 치욕의 역사를 상기시키며 눈 앞에 과녁만을 보는 권력자들에게 일침을 놓는 듯 하다.

한편 조금은 예상되는 스토리 전개법에 실망할 수 있다. 영화 ‘아포칼립토’의 재규어가 주인공을 위험에서 구원해주는 장면은 김한민 감독이 이 영화에서 어느 정도 차용한 부분이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문채원의 절제된 캐릭터는 매력이자 아쉬움으로 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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