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재발 우려 고조, 이유 있다

입력 2011-08-12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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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상황 전개 유사...마땅한 정책 대안 없어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로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이어지자 2008년 금융위기의 재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상황과 2008년 위기에 유사한 점이 많아 금융위기 재발을 걱정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의 정치권이 금융시장의 근본 위협 요인을 처리하지 못하면 급격한 경기 하강도 피할 수 없다고 NYT는 지적했다.

2008년과 이번 위기 상황은 빚의 주체만 다를 뿐 지나치게 많은 빚에서 문제가 시작됐다는 점은 같다.

2008년 위기는 상환능력을 벗어난 개인의 과도한 빚 때문이었고 이번에는 정부 부채에서 비롯됐다.

신뢰성이 떨어져 위기가 심화하고 있는 점도 유사하다고 NYT는 강조했다.

3년 전 금융위기에서는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와 관련 파생상품의 규모와 보유 주체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이를 숨기는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이 있었다. 이번에는 정치권 등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위기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메릴린치의 마이클 핸슨 이코노미스트는 “펀더멘털보다 경제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NYT는 두 상황의 위기 전개 양식이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2008년 금융위기가 월스트리트의 5대 투자은행 중의 하나였던 베어스턴스의 파산 위기로 점화돼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와 미국 금융보험사인 AIG를 거치면서 확대됐다. 이번 경제위기는 그리스를 시작으로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거치면서 다른 국가들의 재정위기로 증폭됐다.

그리스는 3년 전 베어스턴스였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위기를 확산시킨 리먼브러더스나 AIG와 같다는 의미로 NYT는 해석했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번 위기는 위기 국면을 맞은 국가의 부채 파악이 명확하다는 데서 2008년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08년에는 누가 얼마나 많은 서브프라임모기지와 파생상품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금융기관의 건전성도 2008년 위기때보다 좋아졌다.

미국 금융기관의 자본이 3분의 1 늘어나 위험에 더 잘 견딜 수 있고 과도한 대출도 하지 않고 있으며 위험도가 높은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도 많지 않다.

위기의 출발지도 미국에서 시작된 2008년 금융위기는와는 다르게 현재의 위기는 유럽에서 출발했다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제로금리 최소 2년 유지’ 발표 이후 진정 기미를 보이던 현재 상황이 다시 악화한 것도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 소문이 나왔기 때문.

전문가들은 차이점들을 근거로 주가 폭락과 공황 상태는 다르다고 강조한다.

존 리처즈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이코노미스트는 2008년과는 다른 상황이며 “경기 둔화와 침체 가능성에 따른 주가 조정 국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 정부와 연준이 이번 경제위기를 치유할 마땅한 정책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NYT는 지적했다.

미국 정치권은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연준도 미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추가 부양책을 주저하고 있다.

유동성을 공급해도 소비나 투자로 연결되지 않고 다시 은행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BofA 메릴린치의 마이클 핸슨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상황을 “실탄(정책 대안)이 없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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