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EU 지역 여행자들의 명품 반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관세 8%가 사라진 시계와 핸드백은 무려 각각 153%, 58% 증가했다.
14일 관세청이 내놓은 '7월 대 EU 여행자 휴대품 유치 실적'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EU 지역 입국자 가운데 면세점(400달러 이하)을 초과한 물품을 들여오다 적발되거나 자진신고한 건수는 전년동월 791건에서 34% 증가한 1056건을 기록했다.
관세청은 지난달 EU로의 내국인 출국자가 3만6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1%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FTA 효과'에 따라 면세점을 초과한 반입 물품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EU 지역에서 들여오는 여행자 휴대품은 지난달 1일부터 EU 지역에서 제조ㆍ판매되는 1천달러 이하 물품에 한해 원산지를 증명하는 구매영수증만 첨부하면 무관세나 종전(8∼15%)보다 낮은 세율이 적용된다.
명품류를 보면 시계(157%), 지갑(100%), 의류(67%), 선글라스(57%), 핸드백(49%) 등의 반입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반면 와인은 국내 유통업자의 가격 인하 움직임 등으로 인해 반입건수가 작년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관세청 관계자는 "EU와의 FTA로 관세가 사라진 핸드백이나 시계의 반입이 늘어난 것은 현지 물품이 훨씬 다양하고 가격이 아직 국내 판매가격보다 싸기 때문"이라며 "환율과 경기 등 변수가 있지만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EU산 제품의 관세가 사라지거나 대폭 낮아졌다고 하더라도 면세점(미화 400달러)을 초과하는 물품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10%), 개별소비세, 주세 등 내국세를 물어야 하는 만큼 무턱대고 고가의 휴대품을 들여오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