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정부 폭동에 강경대응 방침...비판 잇따라

입력 2011-08-1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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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동가담 시민들 주택에서 내쫓아...강제 신원확인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정부 당국이 최근 폭동에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자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13일(현지시각) 영국 선데이 텔레그래프와 한 인터뷰에서 “경찰이 거리 폭동에 대해 사소한 범법행위도 강력하게 처벌하는 ‘무관용(zero tolerance)’ 대처를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폭동에 가담한 시민들을 공공 임대주택에서 내쫓고 경찰에게 얼굴을 가린 복면이나 후드티, 모자를 벗도록 명령하는 권리를 부여하도록 했다.

영국 정부는 필요할 경우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나 소셜네트워킹을 일시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트위터와 페이스북, 블랙베리 생산업체인 리서치인모션(RIM) 관계자들이 조만간 영국 내무부에서 정부의 우려 사항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블랙베리 사용자에 대한 정보를 받아 폭도의 신원을 확인하고 체포하는 데 활용할 방침인데 일부에서 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는 영국 정부의 블랙베리 사용자의 개인정보 보호권을 존중해야 한다며 정보 활용이 질서 회복에 기여하기보다는 ‘불필요한 선례’로 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일각에서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아랍국가들의 독재자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권단체 리버티의 이사벨 산키 정책국장은 “최근 며칠간의 상황을 생각하면 정부의 새로운 강경 대응책도 이해할만하다”며 “그러나 이런 강경대응이 문제 해결보다 또 다른 문제를 양산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폭도에 대한 공공 임대주택 퇴출 방침에 대해서는 연립정부 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보수당과 함께 연립정부에 참여 중인 자유민주당의 사이먼 휴 부당수는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 옵서버의 기고문을 통해 “폭도들이 공공 임대주택에서 쫓겨난다면 거리의 폭동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캐머런 총리가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경찰 수장을 역임한 빌 브래턴에게 폭동 진압에 대해 자문하기로 한 방침에 대해 인권단체뿐만 아니라 경찰 내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경찰서장협회(ACPO) 회장인 휴 오더 경은 “미국과 영국의 폭력 수준이 현저히 다르다”며 “미국의 갱에 대해 배워서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영국 경시청의 폴 델러 경관은“관할 구역의 질서 유지는 그 지역 경찰이 다른 곳에서 온 브래턴보다 더 잘 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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