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휴대폰 업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하면서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구글은 15일(현지시간) 모토로라 주식을 지난 12일자 종가에 63%의 프리미엄을 얹어 주당 40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인수액은 총 125억달러(약 13조5000억원)에 달한다.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모토로라 휴대전화 부문 인수는 안드로이드 생태계 전체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모토로라의 휴대전화 등 모바일 부문이 지난 1월 분사돼 만들어진 회사로, 지난 5월 기준 전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약 2.6%, 미국 휴대전화 시장의 약 15.1%를 차지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OS) 사업을 하고 있는 구글이 모토로라 휴대전화 인수로 하드웨어 제조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스마트폰을 비롯한 세계 휴대전화 산업의 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최근 격렬해지고 있는 특허전쟁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해지고 있는 절박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책으로 이번 인수를 결정했으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결합으로 향후 산업 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모토로라는 지난 1973년 세계 최초로 휴대폰을 개발한 업체로 다수의 관련 특허를 갖고 있어 최근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특허 공세에 밀리던 구글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토로라는 현재 1만7000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현재 출원돼 있는 특허도 7500여건에 달한다.
래리 페이지 구글 CEO는 “모토로라 인수는 구글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강화시켜 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라며 “MS와 애플 등 경쟁사로부터 안드로이드를 보호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구글은 캐나다 통신장비업체 노텔의 특허권을 9억달러에 인수하려 했으나 45억달러를 제시한 애플, MS 주도의 컨소시엄에 밀려 패배했다.
애플,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밀려 어려움을 겪어왔던 모토로라도 넉넉한 현금실탄을 확보해 부진에서 탈출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구글은 삼성과 HTC 등 안드로이드 진영의 동요를 우려해 이번 인수가 특허권 확보에 초점을 맞춘 것이며 안드로이드 OS는 이들 업체에 지금처럼 무상으로 제공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업계 일각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미 경제전문지 포춘은 구글이 이번 인수를 통해 경쟁사 애플처럼 모바일 산업의 양대축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에 대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