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앞둔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두고 여야의 힘겨루기가 점입가경이다.
당장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나라당은 투표율 33.3%의 기로에 섰다.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통과되기 위해서는 투표율이 33.3% 를 넘어서야 하기 때문이다. 주민투표가 부결될 경우 오 시장의 정치생명은 말할 것도 없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입을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여야 간 핵심 쟁점인 복지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오 시장과 한나라당은 비상이다. 오 시장은 12일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데 이어 15일 민주당이 저소득층 낙인감 방지법을 외면했다며 날을 세웠다.
이 법안은 저소득층 아이가 급식비 신청 과정에서 받아야 하는 자존심 훼손을 막기 위해 보호자가 주거지 주민센터에서 4대 교육비를 신청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또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독려하는 1인 시위를 경찰의 비호아래 했다. 대선 불출마 선언, 1인 시위에 이은 오 시장의 남은 카드는 주민투표와 시장직 연계로 보인다.
오 시장은 시장직 연계와 관련해 “고민 중”이라는 입장을 밝혀 선거 열기가 고조될 경우 막판 승부수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투표율이 20% 대로 예상된다면 오 시장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으로써도 부담이 되겠지만 투표 열기가 고조돼 투표율이 30%대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막판 3%를 끌어올리기 위해 오 시장이 정치적 승부수를 띄울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나라당도 배수의 진을 쳤다. 이종구 한나라당 서울시당위원장은 투표율이 25%를 넘지 못하면 시장직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투표율의 마지노선으로 25% 대로 예상하고 있다는 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오 시장과 한나라당의 총력전에 대해 민주당은 투표불참 운동으로 맞섰다. 민주당 서울시당은 지난 7일 서울시내 500여 동에 주민투표 불참을 독려하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일제히 내걸었다. 강남의 경우 기습 폭우로 큰 피해를 당한 점을 겨냥, 이번 주민투표에 세금 182억원이 소요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와 함께 주민투표가 부결될 경우를 대비해 서울시장 10월 보궐선거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 시나리오를 겨냥해 당 안팎으로 10여명의 인사가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월26일로 예정된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열리기 위해서는 주민투표 부결에 따른 책임을 지고 오 시장이 시장직을 한 달 전에는 사퇴해야 한다는게 민주당의 계산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오 시장과 한나라당이 적어도 9월25일까지는 여하 간에 시장직을 유지하려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주민투표를 부결시켜 오 시장 사퇴에 총력전을 펼친다는 복안이다.
투표율과 관련해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적극적 투표층을 끌어내기 위한 선거운동원의 역할이 중요한데 주민투표는 선거운동원이 아닌 자원봉사자라는 점, 선거일이 법정공휴일이 아니라는 점, 무상급식 이슈에 대해 정책대상인 학부모층이 우호적이라는 점 등에 봤을 때 힘들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