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그린인사이드]1m 퍼팅이 가른 승자와 패자

입력 2011-08-16 11:21 수정 2011-12-16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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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챔피언십 우승자 키건 브래들리 AP/연합
‘1타=6억2천만원’

퍼팅 실수로 인해 승자와 패자의 1타차로 난 상금액 차이라면 아찔한 순간이다. 그런데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는 현실이다.

15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어슬레틱클럽 하이랜드코스(파70.7,467야드)에서 끝난 제93회 PGA챔피언십(총상금 750만달러). 이대회 우승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미국의 기대주 키건 브래들리(25)와 패한 덕분(?)으로 존재감이 살아난 제이슨 더프너(34.미국). 연장전에 들어가기전까지 경기 내용으로 보면 더프너가 우승하는 것으로 팬들은 믿었다. 17번홀(파3.258야드)에서 브래들리가 세컨드 샷을 해저드에 빠트리며 양파(트리플보기)를 지켜보며 5타차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누구라도 더프너의 우승을 점쳤다. 지켜본 것이 화근이었을까. 3일동안 파, 파, 버디를 했던 더프너는 이홀에서 5번 우드를 잡았고 결국 티샷한 볼을 우측으로 밀려 물에 빠졌다. 보기였다. 불행은 겹쳐서 오는가.

앞조였던 브래들리는 마음을 비우고 공격적으로 플레이했다. 16,17번홀에서 버디를 골라냈다. 그러나 더프너는 16,17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연장전까지 가야했다. 연장 첫홀에서 브래들리와 더프너는 핀에 1m이내에 붙였으나 버디와 파로 명암이 갈렸다. 더프너는 퍼터를 밀어주지 못하고 끊어쳐 볼은 홀을 외면했다. 연장 두번째 홀에서 브래들리가 파를 잡는 사이 더프너는 다시 보기. 18번홀 마지막 연장 세번째홀에서 더프너는 버디를 잡아내고 브래들리가 3퍼팅을 하길 바랐지만 헛된 기대였다. 1타차로 졌다.

어찌보면 브래들리는 워너트로피를 거져 줍다시피했고 더프너는 땅을 치고 곡(哭)할 뼈아픈 퍼팅을 했다.

브래들리는 우승상금 144만달러, 더프너는 2위 상금 86만5천달러를 받았다.

문제는 상금이 아니다. 브래들리는 이번 우승으로 스타가 됐고 더프너는 다시한번 다 잡은 행운을 놓치는 쓴 맛을 보며 메이저대회 역전패의 한 주인공이 됐다.

브래들리는 투어에 데뷔해 16번째 대회 출전만의 메이저대회서 우승했고 더프너는 2004년부터 PGA투어 147개 대회에서 출전해 첫 우승의 기회를 놓쳤다.

사실 둘다 무명. 다만 브래들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메이저 6승을 포함해 통산 31승을 거둔 팻 브래들리의 조카. 그럼에도 2008년 프로로 전향한 브래들리는 지난해 2부 투어인 네이션와이드에서 뛰며 우승없이 상금랭킹 14위(26만4천 달러)에 올라 올해 정규 투어에 데뷔했다. 31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력으로 5월 HP 바이런넬슨 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더프너는 2001년부터 3년을 네이션와이드 투어에서 뛰고 난 뒤인 2004년에야 PGA투어에 합류했다. 하지만 2005년과 2006년 다시 2부 투어로 떨어졌다가 2007년에 PGA투어에 복귀했다. 더프너는 지난 2월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에서 우승기회를 맞았으나 마크 윌슨(미국)에게 연장전에서 졌다.

다만, 더프너는 이번 대회에서 상금 86만5천달러를 보태 총상금 228만6천달러로 상금랭킹 35위에서 16위로 껑충 뛰었고, 페덱스랭킹에서 38위에서 25위로 13계단 오르는데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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