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자동차가 미국 내 재고가 바닥나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미국 혼다는 8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최악의 공급 부족 상황에 직면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요타나 닛산에 비해 생산 회복이 뒤쳐진 혼다는 재고 부족으로 미국 판매가 크게 감소한 상황. 미국 최대 규모의 딜러인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 혼다의 릭 케이스 씨는 “우리 매장의 재고 수준은 평상시의 5분의 1로 줄어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며 “8월은 혼다의 딜러에겐 최악의 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혼다 대변인은 “회사 미국 공장의 생산은 평상시 수준까지 거의 회복됐다”면서도 “새 차를 딜러에 인도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WSJ에 토로했다. 현재 혼다의 신차는 딜러에 인도되기가 무섭게 팔리고 있다.
북미에서 판매되는 혼다 차의 90%는 북미에서 생산되지만 일부 전기 계통 부품은 일본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신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CRV’ 출시를 당초 예정보다 1개월 가량 연기해 연말께 내놓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도요타나 닛산과의 격차도 한층 벌어질 수 밖에 없다.
도요타는 생산 정상화가 업계에서 가장 빨랐고, 닛산은 판매가 늘 것을 예상해 지진 발생 전에 재고를 늘린 덕분에 혼다보다 지진 피해의 영향을 덜 받았다.
닛산은 혼다의 재고 부족을 눈치채고 TV 광고를 통해 자사 딜러가 혼다보다 재고가 풍부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오토데이터 조사에서 7월 혼다의 미국 내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는 8만4705대로 불과 27일분밖에 남지 않았다. 연초 재고는 22만7438대였다.
특히 인기 차종인 소형차 ‘시빅‘ 재고는 18일분 , CRV는 23일분밖에 남지 않아 긴장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경쟁사인 도요타의 재고는 17만2542대로 34일분, 닛산은 17만4537대로 54일분이나 남아있는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