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JW중외제약의 주가가 상한가만 3번 기록하는 등 연일 상승세를 보이자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표적항암제 1상 임상실험에 돌입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이같은 낭보가 날아든 후 엿새만에 80%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이는 국내 제약사들의 부진한 2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졌던 만큼 이례적인 현상으로 풀이됐다. 신약개발에 거는 시장의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었다.
JW중외제약은 8월부터 MD앤더슨 및 프레드 허친슨 암센터에서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윈트(Wnt) 표적항암제 ‘CWP231A’의 1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내년 말까지 1상 임상을 마친 후 2상 임상시험을 거쳐 오는 2016년 조기 신약 승인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이경하 부회장은 “혈액암은 다른 암에 비해 동물실험과 임상 간 차이가 적기 때문에 임상 성공 확률은 일반적 신약에 비해 훨씬 높다”고 강조했다. 이후에는 다발성골수종, 림포마 등 혈액암은 물론, 폐암을 비롯한 고형암에 순차적으로 임상개발함으로써 적응증을 확대해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항암제로 육성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혁신신약(First-in-class·신개념 신약)은 타깃에 적용하는 최초 약물을 말한다. 그동안 전혀 알려진 바 없는 작용기전과 약효, 부작용을 하나하나 검증해야 하기에 일반신약보다 연구개발의 난이도가 매우 높고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간다. 하지만 개발에 성공하기만 하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글리벡’과 ‘비아그라’ 등이 바로 혁신신약에 해당된다.
JW중외제약이 개발 중인 ‘CWP231A’는 암의 재발원인인 암 줄기세포를 사멸시켜 암을 근원적으로 치료해주는 표적항암제다. 2016년 CWP231A가 상품화되면 30조원 규모의 전세계 표적항암제 시장에서 최소 3%만 점유할 경우 매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센스 아웃을 통한 조기 성과 창출도 기대할만한 대목이다. 지난해 암 연구 분야 세계 최대 학회인 미국 암학회에서 CWP231A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후 많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JW중외제약의 새로운 혁신신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 JW중외제약은 1상 임상이 종료되는 2012년 말, 라이센스 아웃을 위한 작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CWP231A가 암의 전이와 재발을 억제해 암 완치를 실현할 것이란 전망도 크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개발된 표적항암제를 사용해도 암이 완치되지 못하고 재발하는 이유는 암 줄기세포의 생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Wnt 경로를 차단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CWP231A는 암의 전이와 재발의 원인인 Wnt 경로를 차단하는 최초의 약물로 암치료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W중외제약은 현재 CWP231A 외에도 수만 종의 ‘신약 라이브러리’를 확보하고 있어 앞으로 이 라이브러리에서 제2 또는 제3의 Wnt 표적항암제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면역세포치료제 등 바이오 신약도 주력 = 바이오신약도 JW중외제약의 중요한 성장동력이다. JW중외제약의 지주회사인 JW홀딩스는 JW중외신약과 JW크레아젠을 통합, 국내 첫 제약-바이오 합병 사례를 남기며 일찌감치 바이오신약 분야 연구·개발(R&D) 인프라를 구축했다.
JW크레아젠은 수지상세포 기술을 활용한 면역세포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바이오신약은 암 등 질환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기능을 강화시켜 질환을 치료하는 백신이다. 환자 본인의 면역세포를 분리해 제조하기 때문에 치료기간 중에도 부작용이 없으며 장기적으로 암, 류마티스관절염 등 질환의 전이와 재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신장암치료제 ‘크레아박스알씨씨’는 임상 3상 조건부 시판 허가를 식약청으로부터 획득했으며 최근 간암치료제와 전립선암치료제가 2상 임상에,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가 1상 임상에 진입했다.
이 중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약물은 간암치료제 ‘크레아박스 HCC’이다. 간암 치료제 시장은 국내외를 통틀어 가장 매력적인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크레아박스 HCC는 현재 자회사 JW크레아젠재팬을 통해 일본 내 임상을 진행 중에 있으며 일본 바이오업체 테라 사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해외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외제약 관계자는 “일본 등 해외 시장은 국내와 달리 자유진료 형태로 사용이 가능해 국내보다 앞서 출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