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3600만원·김치 100만원…특급호텔 고가 마케팅 눈살

입력 2011-08-1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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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서울 시내 특급호텔들이 수천만원 짜리 와인 등 최고가 추석선물 마케팅 경쟁에 나섰다. 장마와 잇따른 폭우로 추석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대형마트 등이 추석선물 반값 이벤트를 벌이는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웨스틴조선호텔은 프랑스 부르고뉴지역의 와인인 ‘로마니공띠’세트(12병)를 4800만원에 선보였다. 2006년산 와인 1병이 3600만원를 호가하는 이 와인은 전세계 5000병만 한정 판매하고 있다. 호텔 관계자는 “중국의 부호나 와인 빈티지를 수입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선물세트를 내놨다”며 “12병 1세트를 사게 되면 1병씩 사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프랑스 최고 와인을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도 1200만원짜리 컬트 와인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호텔측은 최고 품질의 소량 생산 프리미엄 와인으로 미국의 가장 좋은 빈티지로 인정받고 있는 ‘Harlan 1997’, ‘Bryant Family Vineyards 1997’, ‘99점을 받은 Dalla Valle Maya 1997’ 등 3병이다.

국내산 명품 고가 소주도 선물세트로 등장했다. 롯데호텔서울은 중요무형문화재 제 86호 문배주의 3대 전수자 故이경찬이 남긴 마지막 유작으로 세상에 단 한 병뿐인 21년 숙성 문배주를 700만원에 내놨다.

100만원에 육박하는 김치선물세트도 눈에 띈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은 ‘수펙스(SUPEX) 명품 김치 연간 배송 상품권’의 판매를 시작했다. 쉐라톤 배송팀이 매 2주 간격으로 2kg씩, 연 48kg의 김치를 직접 들고 고객의 집을 방문하기 때문에 고객은 일년 내내 한결 같은 김치 맛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간 배송 상품권은 세금 포함 96만원이며 48만원의 6개월 배송 상품권도 주문 가능하다.

신라호텔은 330만원짜리 산삼경옥고와 명품알배기 굴비(280만원), 프리미엄 한우명품세트(100만원)을 선보였다.

이밖에도 서울 시내 특급호텔들은 고가의 선물세트와는 별도로 서비스로 무장했다. 롯데호텔과 플라자호텔, 신라호텔 등은 택배기사가 아닌 호텔 유니폼을 차려입은 호텔 임직원들이 직접 선물을 전달하는 프리스트지(Prestige) 배송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프리미엄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추석선물은 최근 몇년간 판매실적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특급호텔이 명품을 앞세워 호텔 이미지만을 강조하고 있다는 비아냥도 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수천만원짜리 와인세트의 경우 판매실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며 “특급호텔들이 명품 이미지만을 앞세워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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