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PC 제조업체인 휴렛패커드(HP)가 PC 사업을 접는다.
HP는 18일(현지시간) PC 사업 분리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 일환으로 운영체제(OS) ‘WebOS’기반의 제품라인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태블릿 PC와의 치열한 경쟁으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HP 이사회는 별도의 회사를 설립해 PC 사업을 분사한다는 방침이며, 향후 12~18개월 안에 결론을 짓겠다고 밝혔다.
HP는 지난 2002년 컴팩컴퓨터와 합병해 PC 업계 세계 1위로 부상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HP의 2010년 세계 PC 출하 대수는 6400만대, 시장점유율은 19%였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5%로 15%가 넘는 정보기술(IT) 서비스나 프린터 사업에 비해 부진했다.
HP는 앞으로 기업이나 관공서를 대상으로 수익성 높은 제품이나 서비스에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소프트웨어 제조업체인 오토노미를 인수키로 한 것도 이 때문.
HP는 이날 오토노미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100억달러를 제시한 사실도 공개했다. 이는 오토노미의 주가에 60% 이상의 프리미엄을 붙인 것으로 전액 현금으로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HP의 이번 결정은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서비스 사업에 대한 강화 방침을 분명히 한 레오 아포테커 최고경영자(CEO)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보급이 확대하면서 HP의 PC 의존도가 낮아진 것도 사실이다.
ISI그룹의 아베 랜버 애널리스트는 “아포테커 CEO에게 바라는 것도 이것”이라며 “채산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접고 핵심 분야인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포테커 CEO는 HP에 오기 전 독일 소프트웨어 메이커인 SAP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업계 베테랑이다.
영국 2위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토노미는 데이터베이스 검색용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코카콜라와 네슬레,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을 고객사로 두고있다.
업계에서는 HP의 이번 결정이 세계 PC 업체들의 전략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