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컬처] 동화약품 '창의혁신경영'…보수문화 껍질 깼더니 행복한 일터로

입력 2011-08-19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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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1회 동화특강 '직원 문화욕구 해소'…탄력근무제 도입 '창의력 쑥쑥'

▲동화약품은 매월 1회 최고경영자과정과 동일한 교육 강좌에 실력있고 저명한 강사를 초빙해 ‘동화특강’을 진행함으로써 배움을 통한 행복한 일터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동화약품)

#장면 1. 지난 7월 2일 토요일. 서울 동국대학교 중강당에 동화약품 직원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찾아 앉는다. 근무도 없는 주말 아침, 늦잠을 자고 싶은 유혹을 떨치고 이들이 모인 이유는 특별하다. 한달에 한번 동화약품이 사내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동화특강’을 듣기 위해서다.

이날 강의는 생존경영연구소 서광원 소장의 ‘살아있는 조직의 5가지 특징’, 다산학교 박영규 소장의‘CEO 세종의 리더십’이었다. 일반 직장인들은 평소 듣기 힘든 유명 인사의 명강의에 경청하는 이들의 눈빛은 유난히 반짝거렸다.

#장면 2. 평일 오후 4시 30분. 이른 퇴근인 것일까. 서울 순화동 동화약품 사옥 앞 색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직원들이 우르르 정문을 나서며 각기 발길을 재촉하는 것. 이들이 향하는 행선지는 미술관, 영화관, 카페, 영어회화 학원 등이다.

동화약품의 전 직원은 퇴근 전 1시간 30분간 업무와 무관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시간동안 만큼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개인의 창의성을 발휘하거나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어떠한 활동이라도 할 수 있다. 일명 ‘창의 시공간’ 실천 프로젝트다.

동화약품이 ‘행복한 동화’ 만들기에 한창이다. 개인의 창의력 개발과 자질 향상, 자율적이고 유연성 강한 체질의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교육과 프로그램이 시행 중이다. 114년 전통의 장수 제약기업 동화약품에 변화와 혁신의 새 바람이 일고 있는 것이다.

◇‘배움’이 ‘행복’한 일터를 만든다=‘동화특강’은 이름만큼이나 특별하다. 최고경영자과정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강사와 저명한 인사들을 우선적으로 선별해 진행한다. 그간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을 비롯하여 두산 박용만 회장, 前 KTF 조서환 부사장, 前 예술의 전당 사장인 추계예술대 김용배 교수 등 유명 인사들이 다녀갔다.

‘동화특강’은 수준 높은 강의 내용과 직원들의 열띤 호응에 힘입어 지난 2008년 12월 처음 시작한 이래, 한번도 쉬지 않고 매월 진행됐다. 강좌 주제는 기업, 사회와 관련된 내용과 문화, 생활에 대한 내용 두가지로 이뤄진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초기에는 교육강좌라는 점이 직원들에게 또 하나의 업무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내부에서 고민도 많았다”며 “그럼에도 직장 생활을 하는 데 필수적인 지식과 클래식 공연, 현대 문화 등 다채로운 주제 선택을 통해 직원들의 높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 직장인들의 지적인 욕구에 대한 갈망을 풀어준 것이 ‘동화특강’의 숨은 성공 비결이었던 셈이다.

동화약품은 이외에도 직원 개인의 관심사를 함께 나누고 토의하는 ‘열린 학습’, 부서 별로 담당하는 업무에 대한 개선 방안과 정보 등을 공유하는 ‘수요 세미나’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배움’을 통한 행복한 직장만들기를 구현하고 있다.

◇똑똑한 시간 활용으로 창의력 ‘쑥쑥' = 최근 ‘스마트 워크(smart work)’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보수적인 분위기의 장수기업 그것도 국내 제약사에서 출근시간을 정할 수 있는 탄력근무제를 도입한 것은 가히 혁명적이었다.

동화약품은 스마트 워크의 일환으로 ‘8시부터 5시’, ‘9시부터 6시’등 자신이 원하는 근무 시간을 선택해 일하는 '유연근무제' 시행하고 있다. 또 지난 3월부터는 퇴근 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창의시공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는 오후 시간을 창의적으로 활용하자는 의미다.

이러한 스마트 워크 프로그램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직원들의 반응은 어떨까. 동화특강과 마찬가지로 기대 이상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귀띔이다.

동화약품의 한 직원은 “퇴근 시간이 앞당겨졌다는 의미 보다는 시간 활용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개념으로 생각을 바꾸니 많은 변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며 “업무 시간에는 집중할 수 있어 일처리가 빨라졌으며, 창의 시공간 프로그램을 통해 자유롭고 유연한 사고를 하다보니 업무 스트레스도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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