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이 21일 주민투표 결과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밝힌 오세훈 시장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했다.
허 의장은 21일 오후 2시 서울시의회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이라는 자리는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함부로 내걸고 흥정을 벌이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서울시장 자리로 더 이상 시민들을 협박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시민이 부여한 서울시장이라는 자리는 남몰래 흘리는 시민들의 피눈물을 닦아주는 자리"라며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함부로 내걸고 흥정을 벌이거나 정치적 욕심을 채우지 못할 것 같아 눈물을 흘리는 자리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밥 안 준다고 우는 아이는 봤어도 밥 못 주겠다고 우는 어른은 처음 본다는 시민들의 냉소가 쏟아지고 있다"면서 "참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한 뒤 "전국에서 제일 잘 사는 서울시가 무상급식을 못하겠다고 혈세 200억을 들여 주민투표를 하는 것에 대해 시민들은 아직까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 의장은 또 "서울시정이야 엉망진창이 되든 말든 서울시민이 불안에 떨든 말든 오로지 투표율을 올려서 자신만 살고 보겠다는 못된 심산"이라며 "최소한 자신을 공천해 준 정당과 당원들의 요구마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내팽개친 참으로 이기적인 행동이 아닐 수 없다"고 힐난했다.
아울러 "정당한 투표 선택권을 가진 서울시민을 오로지 투표율 동원의 대상으로 전락시켰다"며 "오 시장의 정치적 놀음에 더 이상 서울시정이 멍드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허 의장은 그러면서 "시민들의 단호한 대응으로 한 사람에 의해 망가진 서울시정을 바로 잡을 전기를 세워달라"며 오는 24일로 예정된 주민투표에 불참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