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 몰려드는 개미, ‘위기는 기회’ 성공할까

입력 2011-08-2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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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후 학습효과 대형주 중심 저가매수

“최근 한달 사이에 투자금의 40%가량이 날아갔지만 오히려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의 손실을 회복하기 위해 저가매수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투자자 A씨는 최근 이어진 폭락장을 투자의 기회로 판단하고 현재 손실구간임에도 불구하고 추가 매수에 들어갔다. A씨 뿐만 아니라 최근 장세를 투자적기로 판단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의 학습효과 때문이다.

그러나 증시 낙폭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폭 역시 커지고 있어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쏟은 금액은 총 2조5366억원에 달한다.

지난 18일 기준 증권 활동계좌는 1861만4786개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만 12만2786개 급증해 하루 평균 9445개가 증가했다. 특히 지수 낙폭이 컸던 2~9일에 상승세가 가장 가팔랐다.

신규 증권계좌 개설도 크게 늘고 있다.

개인투자자 위탁매매 비중이 압도적인 키움증권은 5월에 일평균 820개, 6월에 700개, 7월에 880개가 열리는 수준에 머물렀으나 이달 들어서는 18일까지 무려 1800개가 개설됐다.

이처럼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최근의 폭락장을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단기간 내 지수가 급반등하면서 재미를 봤던 기억을 되살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 달간 40%나 떨어졌던 주가는 열흘 만에 21% 급반등한 바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소형주 위주였던 포트폴리오를 증시 반등시 큰 폭의 상승이 기대되는 대형주 위주로 바꿨다. 이달 들어 개인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 기아차, LG화학, OCI, 삼성중공업, 하이닉스, KB금융, 대우조선해양, LG전자 등 낙폭과대 대형주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종목들의 낙폭이 개인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크다는 점이다. 특히 대형 IT주들의 경우 개미들의 무덤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IT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경우 이달 들어 20% 가까이 빠졌으며 같은 기간 하이닉스는 34%나 밀렸다.

이에 하이닉스에 투자했다는 한 투자자는 “바닥이라는 판단에 여윳돈을 모두 집어넣었다”며 “끝을 모르고 떨어지는 주가가 원망스러울 뿐”이라고 한탄했다.

문선영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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