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파수경매는 방통위가 KT에 놀아난 꼴이다" 이번 주파수 경매에 대해 전문가들은 투전판으로 변질된 주파수 경매의 원인이 KT의 변심에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22일 1.8 GHz 주파수 경매가 4일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KT의 800MHz 경매제안'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KT가 지난 6월 보다 많은 주파수를 경매에 붙여 사업자들의 선택권을 높이자는 취지로 방송통신위원회에 800MHz를 이번 주파수 경매에 포함 시킬 것으로 제안했지만 정작 관심밖에 놓이자 한쪽으로 쏠림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KT는 이번 경매에 오른 800MHz 주파수폭(10MHz)이 SK텔레콤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800MHz 대역폭의 바로 앞에 붙여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800MHz 주파수를 확보할 경우 손실 없이 효율성을 최대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KT는 방통위에 "800MHz 주파수에 관심이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번에 할당대역으로 공고된 800㎒대역은 애초 KT파워텔이 사용하던 대역으로 방통위가 일부를 회수해 마련됐다. SK텔레콤이 800MHz 확보로 선회할 경우 KT는 출혈 없이 1.8GHz를 확보할 수 있다는 속내였다.
이런 가운데 경쟁사의 장기적인 사업정책을 훼방 놓기 위한 전략으로 악용되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SK텔레콤은 LTE 전용 주파수 확보 측면에서 가장 불리한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LTE로 쓸 수 있는 주파수를 이미 KT와 LG유플러스가 충분히 갖고 있는데 반해 SK텔레콤은 올해 10 ㎒, 내년에야 20 ㎒ 폭을 사용할 수 밖에 없어 이번에 반드시 1.8 ㎓ 대역을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까지 LTE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고 있는 KT가 기존에 LTE용으로 받은 900㎒ 대역 주파수는 단순 보유하고 있다"며 "KT는 당장 필요하지 않은 입찰에 참여, 불필요하게 주파수 가격만 올리지 말고 1.8 ㎓ 확보 이전에 900 ㎒에 대한 사업계획 먼저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처음부터 해당 기업에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은채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이 진행되고 있는 주파수 경매제에 대한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승자 또한 엄청난 부담을 느껴야 하는 상황에서 차선책에 대한 제시도 없고, 다음 주파 수 경매에 대한 일정도 없는, 한마디로 ‘대책없는’ 경매제도가 사상 최악의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
주파수 경매 3일째인 지난 19일 KT와 SK텔레콤은 최고 6005억의 입찰가를 적어냈지만 승자를 가리지 못했다. 양사는“1.8 GHz 아니면 죽는다”는 절박함 속에 제 살 깎아 먹기식 무한베팅을 계속하고 있어 금주 중 입찰최고가는 1조원 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어느 한 쪽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양쪽이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치킨게임과 다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