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인가 ‘오기’인가… 與, 오세훈發 화염 휩싸여

입력 2011-08-22 11:00 수정 2011-08-2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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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청 ‘부글부글’… 일부 ‘지지’ 목소리도

21일 여권은 벌집을 쑤셔놓은 듯 했다. 오세훈發 화염이 당을 뒤덮었기 때문이다.

당장 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전 예정됐던 무상급식 주민투표 지원 기자간담회를 전격 취소했다. 홍 대표측은 “(오 시장이) 당의 우려를 끝내 외면했다”면서 “(대표가) 격노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홍 대표는 전날 오 시장을 직접 만나 설득한데 이어 이날 오전까지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어선 안 된다”고 강하게 만류했다. 특히 “당을 생각하지 않고 시장직을 걸면 중앙당의 지원을 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었다. 한 최고위원은 “만류가 아니라 협박에 가까운 경고를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역시 임태희 비서실장과 김효재 정무수석을 중심으로 설득 작업에 매달렸지만 오 시장은 “식물시장이 될 수 없다”며 의지를 꺾지 않았다. 심지어 “야당의 투표 불참 운동에 당이 일사불란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불쾌감 마저 내비쳤다는 후문이다.

결국 오 시장은 주민투표 결과에 시장직을 연계하는 벼랑끝 전략을 강행했고, 여권은 들끓는 비토에 자중지란에 빠졌다.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지지해 온 나경원 최고위원은 “시장직을 걸어선 안 되는 사안이었다”며 “이치에 맞지 않다”고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남경필 최고위원도 “오 시장의 결정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그만두는 것은 도망가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민과 당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정두언 의원은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라는 뜻의 라틴어 ‘쿼바디스 도미네(Quo Vadis Domine)’를 인용, “쿼바디스(Quo Vadis) 한나라!”라고 자조했다.

반면 소수지만 오 시장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는 이도 있다. 전여옥 의원은 “역사에 책임을 지기 위해 시장직을 걸었다”며 “그의 고뇌 어린 결단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도 “이기지 못하면 시장직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배수진을 친 것”이라며 “이렇게 된 이상 최선을 다해 이기는 방법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일견 이해를 표명했다.

한나라당은 2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공개 모두발언 없이 비공개로 전환하는 등 오 시장에 대한 끓는 감정을 자제시키면서 내부 이견을 좁히는 데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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