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포드, 하이브리드車 전격 제휴

입력 2011-08-2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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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시스템·텔레매틱스 부문 협력

▲도요타자동차와 포드는 하이브리드차 분야에서 전격 제휴를 발표했다. 포드의 데릭 쿠작(왼쪽) 부사장과 도요타의 우치야마다 다케시 부사장이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블룸버그

일본 도요타자동차와 미국 포드자동차가 하이브리드차 분야에서 전격 제휴한다.

미국의 엄격한 배기가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적과의 동침’을 단행키로 한 것이다.

양사는 22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10년 안에 소형 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공동 개발하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도요타와 포드가 신차 개발을 위해 손 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사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내년까지 정식 합의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양사의 제휴는 지난달 미 정부가 새로운 연비 기준안을 발표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소형차에 대해 오는 2025년까지 갤런당 54.5마일(ℓ당 약 23km)을 주행할 수 있도록 연비를 개선하라는 내용의 연비기준안을 발표했다.

이는 현재에 비해 2배 정도 강화된 것이다.

도요타는 새 연비 기준안이 대형차 위주인 미국 자동차 업계에 더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이유로 도입에 난색을 표했지만 결국 울며겨자먹기로 받아들였다.

도요타의 우치야마다 다케시 연구개발 부문 부사장은 “미국의 새 연비기준은 자동차 업계엔 큰 난관이지만 미국 사회는 소형 트럭이나 SUV를 필요로 하고 있다”며 “포드와의 제휴는 단순히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소비자에게 싸게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사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 각자 거액을 투자했으며 대형차의 연비 개선까지 추진하려면 비용 부담이 만만치않았다. 제휴를 결정한 이유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의 브라이언 존슨 애널리스트는 “환경규제 대응과 설비투자 억제를 동시에 실현하기 위해 에고(자아)를 버려야 한다”며 “이 같은 제휴는 앞으로 더 나올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이번 제휴는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과 앨런 멀럴리 포드 최고경영자(CEO)가 공항에서 우연히 만나 명함을 주고받으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4월부터 양사의 개발 책임자가 협력 부문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에 들어갔고, 제휴는 후륜 구동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좁혀졌다.

도요타와 포드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외에 자동차와 무선통신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인 ‘텔레매틱스’를 단일화하는 기술에서도 협력할 계획이다.

포드는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기술에 힘입어 2013년까지 북미에서의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 생산 대수를 현재의 3배 수준인 1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도요타는 포드의 브랜드 인지도를 등에 업고 미국 판매 기반을 확대하는 지름길로 삼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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