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정책에 대해 반기를 들고 나섰다.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압박’이 일부 은행들의 가계대출 중단으로 이어지는 등 금융시장에 불안을 조성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동규 은행연합회장은 주요 은행장들과 만찬 간담회를 가진 후 “(가계대출 증가액 가이드라인인) 0.6%가 만고강산의 진리인가”라며 “무리하게 맞추려 하면 이번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는 좋은 교훈을 얻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들에게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월대비 0.6% 이내로 관리하라고 주문한 것이 일부 은행들의 가계대출 중단 사태로 이어진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내비친 것이다.
신 회장은 “가계부채 문제는 해결해야 할 이슈 중 하나이지만, 어디서 일방적으로 이렇게 하라고 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며 “계절별, 월별로 차이가 있고 특수 요인과 상황 논리가 있기 때문에 서로 같이 유연하게 보면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권에서는 이미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증가율 억제조치에 대해 불만소리가 터져 나온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대외적으로는 가계대출 연착륙을 내세우면서 경영시스템이 각기 다른 은행들에게 똑같은 잣대를 내민다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일부 은행들의 가계대출 중단 사태도 ‘0.6% 기준’에서 초래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일부 은행들의 가계대출 중단 조치가 어떻게 보면 금융당국 정책에 대한 맞불로 비춰질 수 있겠지만 가이드라인을 맞추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신 회장을 포함해 민병덕 국민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김태영 농협 행장, 이주형 수협 행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