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23일 ‘박근혜 대세론’에 대해 금방 사라질 “목욕탕 수증기”에 비유, 반격을 다짐했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정 전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저도 한때 여론조사에서 1등을 하기도 했다”면서 “정치인들의 인기는 목욕탕의 수증기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수증기에 비유하기엔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층이 견고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앞으로 세상이 변하면서 국민들 생각이 변화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대선주자로서 박 전 대표와의 차이에 대한 질문엔 “박 전 대표는 여성이고 저는 씩씩한 남성”이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본인 스스로의 입지가 아닌 선친인 박 전 대통령의 후광에 힘입은 것이란 지적이다.
이어 경제 분야와 국제 외교 등을 꼽으며 “그런 것은 박 전 대표보다는 제가 그동안 쭉 노력해 온 분야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의 아들로 현대중공업 대주주이기도 한 그는 부잣집 도련님 이미지를 가졌다는 지적에 대해 “요즘 대기업들에 대해 사회 분위기가 좋지 않다”면서 “단순히 대통령 선거 때 부담이 된다는 차원을 떠나서 앞으로 우리나라가 계속 발전하기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즉답을 회피했다.
최근 2천억원의 사재를 출연, 복지재단 설립에 나선 것과 관련해선 “아버님이 35년 전에 우리나라에 복지라는 단어가 아직 생소할 때 500억원을 출연해서 아산사회복지재단을 만드셨다”며 선친의 사회 기여 노력을 이어 받았음을 강조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건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선 “얼마나 절박함을 느꼈으면 그랬을까 짐작해 본다”면서 “발표 이후에 여러 (정치적) 해석들을 하는데 일단 그 심경을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