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군은 23일(현지시간) 카다피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 끝에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핵심 거점인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를 장악했다.
수도 트리폴리의 요새에서 패퇴한 카다피군은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로 퇴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압델 하킴 벨하지 반군 사령관은 “카다피와 그의 친구들은 쥐떼들처럼 도주했다”면서 “우리는 트리폴리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반군 측의 이브라힘 다바시 유엔 주재 대사는 “반군은 아지지야 요새를 완전히 장악했다”면서 “리비아는 72시간 내에 해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지지야 요새에 은신 중인 것으로 추정됐던 카다피의 행방을 찾을 수는 없었다.
반군 측의 아흐메드 오마르 바니 대령은 “카다피와 그의 아들들은 요새에 없었다”면서 “어느 누구도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상태”라고 전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카다피 일가가 요새 지하에 숨어 있거나 지하의 대규모 비밀 터널을 통해 밖으로 빠져 나갔을 것으로 예상했다.
카다피는 자신의 고향인 시르테에 머물고 있을 가능성이 커졌다.
주요 석유 수출항인 라스 라누프에서도 반군의 공세에 밀린 카다피군이 시르테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르테는 여전히 카다피군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반전의 계기를 도모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카다피의 은신처로 줄곧 거론돼 오기도 했다.
이제 남은 것은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에서 일전이다.
반군은 시르테 전투에서도 또 한번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다바시 대사는 “반군은 48시간 안에 시르테를 장악할 것”이라면서 “리비아 전지역도 3일 내에 반군 수중에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르테는 친 카다피 성향이 강한 지역인데다 스커드 미사일도 다량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반군이 장악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올해 초 동결한 리비아 자산을 반군의 향후 국가 재건 활동과 인도주의적 사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