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BofA 구세주로...50억달러 투자

입력 2011-08-26 07:02 수정 2011-08-26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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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하다 아이디어 번뜩

‘가치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미국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50억달러를 투자한다.

BofA는 25일(현지시간) 누적적 영구 우선주 5만주를 버크셔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누적적 영구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의 일종으로 만기가 없고, 약속된 배당을 받지 못하면 다음해 이익을 통해 배당받을 수 있다. 버크셔는 6%의 배당률을 보장받게 되며, BofA주 7억주를 주당 7.14달러에 매입하는 워런트(우선주 매입권)도 확보했다.

BofA는 현재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자본이 급격히 악화한 상황. 버핏이 BofA의 구세주를 자처한 셈이다.

BofA의 주가는 올 들어 24일까지 거의 50% 하락, 부족한 자본을 벌충하기 위해선 신주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고조돼왔다.

브라이언 모이니한 BofA 최고경영자(CEO)는 그 동안 감원과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투자가의 신뢰 회복에 힘써왔다.

레이몬드 제임스 파이낸셜의 앤소니 폴리니 애널리스트는 버핏의 이번 투자에 대해 “BOA 및 미 은행권에 대한 강력한 신뢰의 표시”라고 평가했다.

그는 “BofA는 자금난에 처할 수 있는 가장 취약한 미국 은행으로 지목돼 왔다”며 “버핏이 BofA를 구하러 나섰다는 것은 모든 은행에도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버핏은 24일 아침 목욕 중에 BofA에 투자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모이니한 CEO의 연락처를 수소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핏은 미 경제전문 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BofA는 강한 기업이자 좋은 경영자가 있다”는 점을 떠올리고 “모이니한 CEO에 전화를 걸어 투자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BofA의 수익 창출 능력과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높이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버크셔는 BofA에 대한 워런트를 10년 안에 언제든 행사할 수 있다. 또 BofA는 5%의 프리미엄을 붙여 우선주를 수시로 상환할 수 있다.

버핏은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2008년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직후에도 골드만삭스에 50억달러를 투자해 위기 극복을 도왔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이를 완전히 상환했고, 버크셔는 골드만삭스 투자 배당률의 10%를 챙겼다.

버핏이 BofA에 투자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BofA의 주가는 전날보다 9.44% 폭등한 7.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때는 15%나 치솟았다.

BofA의 부도 위험도를 반영하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도 하락했다. CMA에 따르면 65bp(1bp=0.01%) 하락한 308bp를 기록했다. 이번 주는 한때 사상 최고치까지 상승했다.

한 관계자는 이날 뉴욕 증시의 BofA의 트레이딩 플로어에서는 버핏의 투자 발표와 함께 환호와 박수가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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