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역시 6개월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다시 물었다. 박 팀장은 “당시 주재원들이 워낙 잘 해냈다”고 대답했다. 그는 “시장 조사, 법규 동향 파악부터 시작해 현지 파트너사 확보에 주력했다”며 “베이징으로 갈지 상하이로 갈지, 상하이 안에서는 어느 지역이 좋을지 같은 소소한 문제까지 경우의 수를 따져가며 고민하느라 사무소 개설 준비에만도 1년여가 걸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준비를 철저히 한 만큼 그 때 맺은 ‘꽌시(관계)’가 지금까지 탄탄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2008년 1월에는 수익 창출을 위한 거점으로 한화상해투자자문을 설립했다. 한화상해투자자문은 투자컨설팅을 업무범위로 정하고 중국 내 비상장기업·홍콩 Pre-IPO 기업·부동산투자 등 유망한 투자 거래와 중국기업의 KRX 상장자문을 한화증권과 함께 하고 있다. 또 중국 금융시장에 대한 리서치와 진출 관련 컨설팅 업무도 활발하게 추진해 KOTRA의 중국 금융산업과 금융시장 현황, KOSCOM의 중국 주가지수선물 진출 컨설팅 등을 맡아 했다.
박 팀장은 이를 모두 ‘도전과 개척 정신’ 덕이라고 표현한다. 다른 산업군에 비해 진출이 늦은 금융분야이기에, 더욱 과감하게 뛰어들어 직접 부딪히며 이뤄낸 성과라는 의미다.
실제 한화증권의 중국을 향한 도전들은 작지만 끊임이 없다. 소매영업(Retail) 부문에서는 중국 주식직접중개서비스를 제공하고, 한화꿈에그린차이나펀드·A주트래커펀드 등 중국 본토 A주에 투자하는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IB부문은 중국기업의 KRX 상장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최근에는 중국 국제판 개장에 대비해 한국기업의 국제판 상장을 위한 사전 준비를 하고 있다. 작년 열린 중국 주가지수 선물시장에 대응해서는 해통증권과 협력, 파생상품 관련 자문과 인력 교류·연수 등을 시행했다.
그는 “중국 시장은 지금도 계속 커지고 있다”며 “그 흐름에 맞추기 위해서는 우리 역시 계속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은 한국과 달리 법 호흡이 길어 더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박 팀장은 “선물시장이 열린다는 사실은 몇 년째 모두들 알고 있지만, 언제 열리는지는 누구도 몰랐다”며 “중국 당국은 ‘언젠가’ 하겠다고만 답하는데 여기서 ‘언젠가’는 ‘본인들이 준비됐을 때’를 뜻한다”며 웃었다. 말 그대로 언제 시작할지 모르기 때문에 미리 준비를 완료하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 발 앞선 대응은 계속 이어진다. 최근 한화증권은 홍콩 및 중국 Pre-IPO 투자 거래(Deal)에 대해 직접 투자뿐 아니라 영업부서와의 협력을 통해 국내외 기관투자자에게 소개하면서 업무 영역을 더욱 넓히고 있다.
새롭게 열리는 시장, 처음 시도하는 사업모델들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박진환 팀장은 “누군가를 따라갈 수 없어서 어렵고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따라가기만 하면 2등밖에 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한다.
한화증권은 그동안 상하이·베이징 등 동부 연안지역 중심으로 진행된 중국시장 진출을 넘어 향후에는 외국계 금융기관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낮은 서부 내륙지역으로 시야를 넓혀 미개척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을 이미 세워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07년 한화증권이 국내 최초로 진출한 카자흐스탄의 성공사례처럼, 세계를 향한 눈을 항상 열어 놓겠다는 의지다. 박 팀장은 “다음 진출 대상으로는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아프리카 등을 고려하고 있다”며 “곧 또 다른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