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은행들의 유동성을 제한하는 새로운 카드를 내놓았다.
중국 정부는 은행들에 ‘보증금예금(Margin Deposit)’을 지급준비금에 포함시킬 것을 지시했다고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보증금예금은 은행들이 고객들로부터 신용장 개설, 자금조달과 제3자에 대한 담보책임 승인 등을 위해 받은 담보용 자금을 일컫는 말로 그 동안 지급준비금 적립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7월말 기준 중국의 보증금예금 규모는 약 4조4000억위안(약 745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통신은 전했다.
새 규정이 적용되면 중국 은행들은 현재 지준율에 맞춰 보증금예금의 상당 부분을 추가로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적립해야 한다.
현재 공상은행, 건설은행 등 중국 대형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이하 지준율)은 사상 최고 수준인 21.5%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루팅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치는 시중 은행들로부터 약 9000억위안의 유동성을 회수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며 이는 향후 6개월에 걸쳐 지준율을 130bp(bp=0.01%) 인상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미즈호증권의 션젠강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지준율 최고 수준을 적용하는 6개 대형은행은 다음달 5일부터 보증금예금 적립 조치를 실시해야 한다”면서 “인민은행은 (제도 시행에 따른) 은행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3개월의 기간을 줬다”고 밝혔다.
현재 지준율이 19.5%인 중소은행들은 다음달 15일부터 5개월에 걸쳐 보증금예금을 지급준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
류리강 호주뉴질랜드(ANZ)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막대한 무역흑자와 더불어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취하는 것은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인민은행은 앞서 지난 12일 통화정책 보고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5%로 3년여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면서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등 하반기에도 인플레이션 억제를 최우선순위에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