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군의 트리폴리 함락을 전후해 주리비아 한국대사관저 외에 한국 기업도 물리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도심에 있는 대우건설의 JW 메리어트 호텔은 29일(현지시간) 정문과 로비 등의 일부 유리창들이 깨진 상태였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주 반군이 트리폴리를 장악할 때까지 3개월간 카다피 정부 외무부가 이 호텔을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정부군이 퇴각하면서 총을 쏴 유리창이 깨졌다.
이 호텔은 대우건설과 카다피 정부가 60 대 40의 비율로 지분을 가진 법인 소유다.
개장 전 내전 사태가 발생해 문을 열지 못했지만 카다피 정부 외무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공습을 피해 이곳으로 옮겨 사무실로 이용했다.
호텔 측은 물리적 피해 뿐만 아니라 임대료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호텔은 5개월 전에도 큰 피해를 당할 뻔한 위기를 넘겼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호텔과 30m 떨어진 곳에 있는 카다피 3남 사디의 맨션에 나토가 공습을 가하려 한다는 첩보가 새벽에 호텔 측에 접수됐다.
이에 호텔 측은 맨션이 공습을 받으면 호텔에도 큰 피해가 미친다면서 미국 기업인 JW 메리어트를 통해 나토 측에 공습하지 말아 달라고 긴급 요청했다는 것이다.
한편 우리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소총으로 무장한 괴한 10여명이 리비아 주재 대사관저에 난입해 TV 등 가전제품과 집기류를 가져갔다.
관저에서 일하는 방글라데시인 직원은 “나와 다른 직원 두 명을 방 하나에 가두고 총과 칼로 위협하며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모든 가전제품과 가구를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현지에서는 이 사건에 대해 약탈이 아니라 내부인 소행일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